[독자칼럼]사상 최악의 산불을 겪고 맞는 첫 식목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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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사상 최악의 산불을 겪고 맞는 첫 식목일에

정종한(통일시인)

  • 승인 2025-04-05 23:21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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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은 우리에게 매우 잔인했다. 수 십년을 키우고 가꿔온 숲이 불타버렸고, 그 속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다쳤고 삶의 터전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우주에서 관측될 정도로 큰 산불이었고 피해도 역대급이었다. 이 산불에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를 전하며,힘을 내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식목일 새벽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망가진 숲을 인공적으로 복구해 낸 나라다. 산림 녹화라는 기치를 걸고 그동안 해온 정책과 실천으로 이루어냈다. 이제 잔인했던 2025년 3월을 보내며 산림관리라는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제안을 하고 싶다.

2011년 1월 5일 중앙부처 처음으로 통일안보 강의를 산림청에서 했다. 필자는 강의 시작전에 산림청 관계자들에게 큰 절을 드렸다. 농민을 대표해서 산림청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필자는 중학교 2학년인 1977년부터 농사를 시작했고, 농고를 나왔고 농대에서 농업기계를 전공했으니 농민을 대변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은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1970년대 농민들은 농사짓기가 정말 힘들었다. 헐벗은 산은 비가 오면 홍수로 변했고, 조금만 가물어도 엄청난 가뭄의 피해를 보았고 일년내 농사를 잘 지어놔도 가을에 도열병이 돌면 논의 절반이 사라지는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본 필자였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19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원인을 살펴 보니 산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부터 농사가 잘 되어 그 후로 한국 농촌은 기억할만한 흉년이 없었다. 거의 매년 풍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제는 쌀이 남아돌아서 걱정인 시대로 들어섰다.

대한민국 산야를 60년간 지켜보고 공부해온 사람으로서 2025년 식목일에 정책을 제안한다.

첫째, 산림청을 산림부로 승격해야 한다고 본다. 국토의 70%가 산림인 나라에서 그 큰 면적을 관리하는데 청으로는 절대 부족하다. 통일이 된다면 첫 번째로 시행해야 할 정책이 북한의 산림복구라는 점과 그 준비를 해야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둘째, 기능적인 산림녹화에서 이제는 수익을 창출하는 경제림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수종 갱신과 산림관리를 전환해야 한다.

셋째, 산과 숲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임도를 건설하는 일과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일례로 산의 높이에 따른 임도의 노선을 정하고, 높은 산은 다층적인 임도를 내야 한다. 그리고 그 높이에 맞는 계곡에 저수지를 만들고,태양광을 이용한 전기저장방식으로 임도 옆에 급수라인을 깔고 산불이 잦은 3월4월에는 정기적으로 살수를 한다면 산불의 확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정책이라고 본다. 불이 나면 불을 끄기 위해 물이 필요한데 멀리 갈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물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기존에 건설한 사방댐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임도 주변에 물 저장소를 여러개 만들어서 잔불을 정리하는 소방관,산림청 관계자들이 사용한다면 여러모로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10톤짜리 물 탱크를 지하에 매립하고 여기에 장마철에 오는 비를 저장한다면 큰 비용 지출 없이 효율적인 진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넷째는 산림주변에 주택을 건설할 때는 법적으로 지하실을 갖추게 해서 피난할 수 있게 하면, 생명을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산불은 지나간다. 그 지나가는 시간만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이번처럼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산림에 접근된 주택과 문화재는 의무적으로 물탱크를 매립하고 장마철 흘려버리는 물을 활용해서 산불경보가 울리면 자동으로 주변에 물을 뿌리게 한다면 화마를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더 많은 실질적인 방안을 연구했지만 지면 관계로 이 정도의 제안을 전한다.

정종한(통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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