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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
대전의 경우, 다섯 개의 기초자치단체가 있지만 도시의 성장과정에서 불균형한 모습이 만들어졌다. 초기 대전은 오랫동안 대전천을 좌우로 동구와 중구 중심의 작은 도시였으나 정부대전청사와 대덕연구단지의 입지를 기점으로 유등천을 넘어 서구를 포함하고, 갑천을 넘어 유성구를 포함하는 대도시로 발전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동구의 산내면, 서구의 기성면, 유성구의 구즉면 등 대전의 넓은 지역을 포함하고 있던 대덕군은 많은 부분이 다른 구에 편입되면서 지금의 대덕구 지역으로 줄어들게 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속에서 동구와 중구가 공동화되어 원도심 문제를 포함하는 다양한 균형발전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대덕구는 '우리는 원도심도 한 번 경험하지 못했다'고 외칠 정도로 소외감이 컸다. 다행히 민선 8기 들어 지역균형을 고려한 다양한 시책들이 추진돼 제2시립도서관과 미술관, 음악전용공연장 등이 서구와 유성구가 아닌 동구와 중구 지역으로 입지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대덕구에는 물산업밸리와 연축동혁신지구 조성, 회덕IC 개통, 조차장 입체화, 한남대캠퍼스혁신파크 건설과 함께 대전대표도서관 건립, 복합문화시설 아레나 조성 등으로 그동안의 소외감을 만회할 수 있게 됐다.
과학산업 분야에 있어서도 균형발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DISTEP)의 한남대 캠퍼스혁신파크로의 이전은 대전 균형발전의 또 하나의 이정표다. 디스텝을 포함한 18개 대전시 산하기관중 유일하게 대덕구에 입지하게 되는 첫 사례다. 대덕구가 1989년 대덕군에서 승격돼 대전시에 편입된 이후 36년만에 처음 있는 역사적 사건이다.
디스텝의 이전으로 얻는 대전시 균형발전의 효과는 다양한 곳에서 나타난다. 우선 가장 큰 것은 대덕구민들의 자긍심이다. 그동안 대전의 변두리 지역으로 지하철 1호선이 지나가지 않는 유일한 자치구, 백화점과 영화관이 없는 유일한 구 등 늘 소외된 지역으로 인식됐었다. 그런데 이제 2호선 트램의 대덕구 관통과 더불어 디스텝의 대덕구 이전은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대덕구민들의 자긍심을 크게 높여 이젠 당당히 대전시의 일원이 되었음을 각인시킬 것이다. 또한 이번 이전은 단순한 공간적 이동이 아니다. 산학연 협력 거점센터 이전으로 대덕특구 기준의 공간적 협력범위를 확장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대덕구에 조성되는 물산업밸리와 대전산단 등 기존의 전통산업과의 연계, 동구와 중구의 도심융합특구 조성, 대전역세권 개발 등과 어울려 원도심간 균형발전의 통합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남대도 대전시, 대덕구와 함께 산학연 지역협력을 통해 전국 최초로 조성된 혁신파크로서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고 첨단과학기술을 통한 지역내 혁신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시가 일류경제도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개구의 균형발전은 전제조건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이 지방의 균형발전 없이는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이번 디스텝의 대덕구 이전은 대덕구에 위치한 수많은 기업, 수자원공사, 대덕구청, 한남대 등 모든 대덕구내 경제주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발전의 호기가 될 것이다. 대전의 과학기술은 특정지역의 소유물이 아니다. 첨단과학기술의 불모지였던 대덕구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대전시 일류경제도시의 목표는 더없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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