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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탄핵 심판대에 오른 전직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가른 핵심은 법률을 위반하더라도 위반의 중대성, 즉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위법행위 판단 여부였다.
다만 정부와 정치권 모두 ‘헌재 결정 수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철저한 보안 속 선고 준비=윤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할 탄핵 심판 선고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연다.
앞서 재판관 평의를 거쳐 1일 선고기일을 공지한 헌재는 당시 평의에서 인용과 기각, 각하 의견을 밝히는 평결을 진행해 탄핵 심판 결론을 사실상 정했다. 하루 앞둔 3일 재판관 별로 별개 의견, 보충 의견을 기재할지 논의하는 막판 조율만이 남은 상태라 할 수 있다.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결정문을 작성하면 8명 재판관 전원이 결정문에 서명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된다. 헌재는 3일 늦은 오후까지 막판 조율을 통해 작성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4일에 평의를 진행해 추가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전원일치 의견'이면 먼저 이유의 요지를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을 읽지만, 의견이 엇갈릴 경우 주문을 먼저 읽은 후 법정 의견(다수)과 소수 의견 순서로 이유와 판단을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
헌재는 재판관 평의, 평결 등 선고 등에 대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8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3명 이상이 기각 또는 각하할 경우 직무에 복귀한다. 20명만 허용한 일반인 방청에는 7만5000명이 신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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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을 인정하면서도 파면할 만큼 중대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해 기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법행위라고 인용해 파면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 사유는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적법성과 포고령 1호 시행, 계엄군과 경찰 투입으로 국회 활동 방해, 중앙선관위 군 투입과 사법부 주요 인사 체포 구금 지시 등 모두 다섯 가지다. 이 중 1개 사유라도 중대한 위헌·위법으로 인정되면 파면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헌재는 4개 쟁점 중 1개만 인정하면서도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해 인용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는 12·3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법률을 위반했는지와 위반했다면 얼마나 중대한지, 헌법 수호 의지가 있는지 등에 대한 판단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혼란 불가피=헌재 결정이 임박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연일 ‘결정 승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국 혼란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후 탄핵 찬성과 반대 진영이 보여준 극심한 갈등과 대립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용 결정으로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극우세력을 옹호하며 적극 활용하던 국민의힘은 보수 결집에 사활을 걸고, 민주당 등 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명태균 특검법 등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기각이나 각하 결정으로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즉각 하야를 내걸며 장외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탄핵을 주도했던 찬성 세력 역시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힘이 주장하는 임기 단축 개헌과 야권의 즉시 하야 주장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을 때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극심한 갈등 속에서도 정치권은 조기 대선 체제로 빠르게 급선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지 세력 결집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데다, 여야 모두 대선 승리를 위해 이들을 자극할 가능성이 커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은 내일 예정된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질서 유지와 대통령 경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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