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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더 정확히는 걸을 때 발바닥 뒤꿈치 부분이 아프고 고통스러워 걷기가 힘들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족저근막염이란 진단명에 알 수 있듯이 발바닥(족저)에 있는 근육을 싸고 있는 조직에 염증(근막염)이 발생해 이로 인한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보통 '염증'이라 하면 세균이 조직에 침범해 열이 나고 붓는 '감염'과는 전혀 다른 상태를 말한다. 물론 약간의 부종과 열감이 있는 것은 감염과 비슷하지만 그 정도가 훨씬 미약하다. 감염은 세균이 침범해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에 고름이 생기고 심하면 반드시 수술로 절제를 한 후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하지만 염증은 이러한 세균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러므로 단순한 염증일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붓기와 통증을 감소시키는 소염진통제와 물리치료 만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발바닥 뒤꿈치에서 시작해 5개의 발가락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족저근막은 두껍고 강인한 섬유로 구성된 띠 모양의 조직이다. 몸이 일어서서 걷고 있을 때 몸 전체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견디고, 발바닥의 중간부위가 약간 동그랗게 휘어져 있는 구조를 유지하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족저근막과 약간 둥그런 발 구조형태 그리고 발목의 움직임과 발뼈의 구조 등이 서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몸통의 무게를 견디면서 유연하게 걸음을 걸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발의 여러 구조물 중 한 곳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안정된 구조가 깨져 걸음이 불편해지고, 심하면 걷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발바닥의 둥그런 아치형 구조에 문제가 있는 평발인 경우 걷는 데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다.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직업적으로 많이 걷거나 오래 서 있거나, 발이 평평한 평발이거나 반대로 발바닥이 심하게 둥그런 요족인 경우, 과체중, 발에 잘 맞지 않는 신발을 신거나 잘못된 자세로 걷는 경우 등이다. 모든 예에서 족저근막에 전달되는 하중이 증가해 근막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 염증이 발생하며, 붓고 섬유가 단단하게 두꺼워지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걷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조금 아픈 것을 무시하고 계속 무리하다 보면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만성통증화 되어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다. 결국 일상생활과 직업활동에 지장이 오고 우울증과 삶에 대한 의욕을 잃게 되는 경우까지 일어날 수 있다.
족저근막염과 감별진단 해야 하는 질환으로는 당뇨병에 의한 말초신경병증과 족부의 말초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신경염이 있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오랜 기간 지속된 당뇨병 과거력과 양쪽 발이나 손의 끝부분이 저리고 시린 증상으로 감별할 수가 있다. 족부에 있는 말초신경이 주위조직에 눌려서 발생하는 족부 말초신경염은 대부분 발뒤꿈치의 안쪽에 있는 말초신경이 눌리게 되면서 저림과 통증이 발생하고 심하면 화끈거리는 증상도 나타난다. 족부의 말초신경염은 족저근막염이 있을 때 말초신경을 누르게 되는 경우도 있어서 근막염과 신경염이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
치료는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로 조절이 될 수 있지만, 만성화된 경우에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일단 만성화되면 자주 재발하며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발 전체를 지배하는 예민해진 신경을 조절하는 신경 블록과 수술 등도 고려해봐야 한다.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과 발바닥의 쿠션감을 위해 신발 깔창을 넣는 것도 필수적이다. 말초신경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신경통 치료를 위한 약물을 복용하고, 보다 적극적인 신경 블록을 시행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발바닥에 염증을 치료하는 스테로이드, 인대보강 주사 등을 시행할 수 있으나 이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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