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역 고교에서 발송한 급식 중단 안내 가정통신문. |
1일 대전교육청과 학비노조에 따르면 급식 국그릇 사용 등을 놓고 학교 측과 대립해 온 급식조리원들이 3월 31일 오전 9시 파업을 선언했다. 학교는 학생 안전과 편의를 위해 국물요리를 담을 별도 용기 사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조리원들은 설거지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이견을 보여왔다. '학생 편의·안전'과 '업무 과중'이라는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힌 것인데, 의견 조율과정 중에 학교가 석식 대체업무 인력 언급을 하자 조리원들이 파업을 통보한 것. 이날 출근한 조리원 10명 중 8명은 파업 선언 후 퇴근했다.
대체식을 준비하지 못한 학교는 단축수업을 결정하고 학생들을 오전 수업이 끝난 뒤 귀가시켰다. 이 과정에서 손질하던 식재료들은 고스란히 폐기됐고, 학교는 학부모에게 급식 파업과 단축수업을 알리는 가정통신문과 문자 등을 발송했다.
조리원들은 당일 오후 학교측에 업무 복귀 의사를 밝히고 다음날인 1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이미 학생 800여명의 대체식이 계약된 관계로 급식은 2일부터 재개된다.
학교는 1일 오후 햇썹(HACCP) 회의를 통해 조리원들과 협상을 타진 한 뒤, 이어 긴급 학교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학교급식 운영계획 변경(안)을 논의했다.
학교 관계자는 "당일 급식파업으로 부득이하게 단축수업을 결정했다"며 "조리원들과 원만한 협의를 통해 다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전지부는 급식조리원의 쟁의권을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석상 대전학비노조 조직국장은 "학교 운영상의 사정과 정황을 고려한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가 폄하돼선 안 된다"며 "부동노동행위에 대한 시정조치 약속을 받기 위해 학교 측에 공문을 발송하고 면담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급식조리원 파업에 학부모들은 학교와 노조 간 갈등에 학생들이 끼니를 못 챙기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당일 오전 지역 맘카페에는 자녀의 갑작스러운 하교에 당황스럽다는 학부모의 글이 작성됐다. "미리 공지도 없이 학교 급식이 취소돼 황당하다"는 글에는 '아이들 밥을 볼모로 파업하나', "할 일은 하고 요구를 해라', '다른 학교로 번질까 무섭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은지 기자 lalaej2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