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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초에 위치한 수학문화관. 대전교육청 제공 |
3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월 동부권 제2수학문화관 설립 후보지 선정을 위한 학교 수요조사를 거쳐 자양초와 동부교육지원청 부지를 임의로 선정했다. 3월 말 입지타당성 검토에 착수해 5월 정책연구에 따른 부지 검토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설립과정 중 학교 의견수렴 등이 미흡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3월 28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8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정명국 의원은 행정절차상 허술함과 입지선정의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며 철저한 점검과 추진방식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무산된 유성초 증축계획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사업을 추진해야 함에도 학교 측과 사전협의 부족, 후보지 선정 투명성·공정성 결여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교육청은 2월 설립 후보지 선정을 위한 학교 수요조사 과정에서 학교 측에 제2수학문화관 설립 필요성이나 취지 등 사전설명 과정 없이 공문을 발송했고, 그 결과 단 한 곳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사업 추진 공감대 부족이 원인이 되지 않았겠냐는 관측 속에 교육청은 "부지 마련 등 학교별 여건이 마땅치 않아 신청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유성 수학문화관이 개관한 지 3년이 넘어 충분한 홍보가 됐다고 생각해 별도의 설명 없이 공문이 발송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2021년 6월 유성초 운동장 부지에 개관한 대전수학문화관은 2800㎡ 규모에 약 70억 원을 들여 조성됐다. 유성초는 장대B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구역 내 위치해 과밀화가 예상된 곳으로, 설립 4년도 채 되지 않아 증축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용객은 2023년 1만6281명, 2024년 1만9848명으로 1년 새 3500여명이 늘었다. 일각선 "계획 단계부터 여유 있는 규모로 설립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의로 선정한 동부교육청 부지는 예정면적 기준 2500㎡을 충족하지 못해 후보지 적합성도 의문이다. 주차장 부지를 제외한 건물부지가 최소 800㎡를 충족해야 하지만 절반에 그친 428㎡만 검토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대전교육청은 "사업 추진에 있어선 부지확보가 관건인데, 자양초는 2500㎡ 면적기준을 충족하지만 동부교육청의 경우 텃밭 등만 부지로 잡혀있는 상태다. 인근에 다양한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증축계획이 무산된 경험을 교훈 삼아 절차적 문제가 없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제2수학문화관 건립사업 추진에 별다른 절차적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되지만, 시의회에서 지적된 사안을 내부적으로 꼼꼼히 살펴보고 입장 정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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