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중도의 미학과 리더십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 중도의 미학과 리더십

김덕희 우송대 교수

  • 승인 2025-03-31 17:10
  • 신문게재 2025-04-01 19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김덕희 우송대 교수 풍경소리
김덕희 우송대 교수
최근 우리 사회는 갈등과 대립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갈등, 부유층과 빈곤 계층 간의 경제적 갈등, 개발과 보존이라는 환경 문제의 갈등, 직장 내에서의 상하 간의 갈등, 고용주와 노동자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남녀 간의 갈등, 각종 정책에 대한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갈등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분야에서 갈등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갈등은 자기 이익과 논리만 취사 선택해 강조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적 관점에서 일어나며, 자기의 생각과 관점에서 벗어나면 서로 적대시하고 투쟁하며 심지어는 폭력까지 일삼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한다.

이럴 때 메타인지(Meta Cognition)적 관점에서 자기객관화(Self-Objectification)를 통해 서로 양보와 타협을 찾아 최적안을 도출하는 의사결정 리더십이 필요하다. 상대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극단적 논리와 선택을 넘어서는 적정 지점에서 윈윈(Win - Win)하는 합리적 접점을 찾아서 모두에게 만족감을 놓여주는 현명한 선택을 중도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불교에서는 중도(中道)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아니하는 바른 도리'를 말한다.



유교에서는 이를 흔히 중용(中庸)이라고 칭하며 '특정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지도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떳떳함'을 의미한다.

사회의 발전과 변화에 따른 다원화된 가치와 자기중심적 사고에 따른 결정은 일시적으로 자기 편익과 이익 증대(Increase Profit)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상위 차원의 인식과 장기적 관점에서 상호 이익 증대와 안정, 타협을 통한 지속적인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점에서 보면 결코 합리적인 선택(Reasonable Choice)이라고 볼 수 없다.

이스라엘 행정학자 예헤즈켈 도로르(Yehezkel Dror)는 정책 결정의 성과를 최적화하려면 이해 당자의 다양한 측면과 합리적 요소, 초합리적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려면 조직과 상황, 문제 해결의 중요한 지위에 있는 자에게는 중도를 선택하는 미덕과 리더십을 지녀야 함을 시사한다.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 상대 입장에서 분석할 수 있는 폭넓은 지식, 상호 존중하는 개방적인 토론, 심층적 협의 태도의 형성, 유연한 사고 습관화로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십은 상호 상승하는 발전적인 사회를 만드는 방안이 될 것이다. 중도는 단지 산술적 평균이 아니라 양극단의 측면을 충분한 고려와 분석으로 양쪽의 만족을 추구하는 고도의 전략적 지혜이며 고차적 결정을 이끄는 현명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중도의 미학이란 양극단을 통합하고 긍정적 사고와 절제된 태도, 다양한 의견 포용으로 폭넓은 이해를 구현하는 미학을 의미한다. 다양한 가치관과 입장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각종 요소의 종합적인 고려, 상위 인지적 시각으로 갈등 최소화와 협력적 문제해결 방안이 필요한 시대이다.

극단에 서면 반대쪽 입장은 보이지 않지만 중간에 서면 양쪽이 다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가 적용되는 시대가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대의 혼탁과 심화된 갈등 극복의 방편으로 중도의 미학이 빛을 발하며 중도의 리더십이 신뢰받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양 끝 지점에서 자기중심적 사고와 집단 이기주의라는 화물을 싣고 가운데를 향해 달리는 기차의 끔찍한 종말은 상상만으로도 위태롭고 아픈 모습이다.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상호 양보와 타협의 미학! 그 고차원 결정을 이끌 수 있는 중도의 리더십이 빛나는 성숙한 사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 /김덕희 우송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기고]대한민국 지방 혁신 '대전충남특별시'
  2. 금강환경청, 자연 복원 현장서 생태체험 참여자 모집
  3. "방심하면 다쳐" 봄철부터 산악사고 증가… 대전서 5년간 구조건수만 829건
  4. [썰] 군기 잡는 박정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5. 기후정책 질의에 1명만 답…대전 4·2 보궐선거 후보 2명은 '무심'
  1. 보은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나와
  2. 안전성평가연구소 '국가독성과학연구소'로 새출발… 기관 정체성·비전 재정립
  3. 지명실 여사, 충남대에 3억원 장학금 기부 약속
  4. 재밌고 친근하게 대전교육 소식 알린다… 홍보지원단 '홍당무' 발대
  5. '선배 교사의 노하우 전수' 대전초등수석교사회 인턴교사 역량강화 연수

헤드라인 뉴스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정국에서 펼쳐지는 첫 선거인 4·2 재·보궐 선거 날이 밝았다. 충청에선 충남 아산시장과 충남(당진2)·대전(유성2) 광역의원을 뽑아 '미니 지선'으로 불리는 가운데 탄핵정국 속 지역민들의 바닥민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재·보궐에는 충남 아산시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5명, 충남·대전 등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9명, 교육감(부산) 1명 등 23명을 선출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놓고 여야 간 진영 대결이 극심해지면서 이번 재·보궐 선거전은 탄핵 이슈가 주를 이뤘다. 재·보궐을 앞..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과 관련,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전원일치’이면 이유의 요지를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을 낭독한다. 헌법재판소의 실무지침서인 ‘헌법재판 실무제요’ 명시된 선고 절차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 주문 먼저 읽은 후에 다수와 소수 의견을 설명하는 게 관례지만, 선고 순서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있어 바뀔 수 있다. 선고 기일을 4일로 지정하면서 평결 내용의 보안을 위해 선고 전날인 3일 오후 또는 선고 당일 최종 평결, 즉 주문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평결은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의견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하 소호은행)이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국 최초의 소상공인 전문은행 역할을 지향하는 소호은행은 향후 대전에 본사를 둔 채 충청권 지방은행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며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호은행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대한민국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소상공인,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 3색의 봄 3색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