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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군 대강면 방곡리에 터를 잡은 토니 말로니와 봉지현씨 부부 |
한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호주 출신 PGA 프로 골퍼 토니 말로니와 그의 아내 봉지현 씨다. 두 사람은 말레이시아에서 골프 레슨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고, 결혼 후 한국으로 들어왔다. 잠시 머물 예정이었던 한국 생활은 어느새 9년이 지났고, 지금은 단양 방곡리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토니 말로니는 현역 시절 강력한 드라이버 샷과 정교한 퍼팅으로 수차례 상위권에 오르며 명성을 쌓았다. 은퇴 후에도 말레이시아와 중국 등지에서 티칭 프로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유망주들을 길러냈고, 현재도 세계적인 티칭 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의 제자 중 일부는 유럽 투어에서 활약 중일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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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말로니와 봉지현씨가 단양강 산책길에서 찰칵. |
한편, 봉지현 씨는 유창한 영어 실력을 살려 방과 후 영어 교육을 맡고 있으며, '도깨비 농촌체험휴양마을' 사무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부부는 마을 이장이자 도예가인 모승일 씨와 협업해 골프, 영어, 도자기를 결합한 창의적인 교육 콘텐츠도 기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삶이 늘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농사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이들은 처음엔 오미자 농사에 어려움을 겪었고, 해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변덕에도 적응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 사람들과 교류하고, 함께 일하며 점차 노하우를 쌓아갔다. 지금은 적지 않은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농사도 이어가고 있다.
"김치 먹고, 막걸리 마시고, 오미자 키우고… 이제 반쯤은 한국 사람 아닌가요?" 토니는 웃으며 말한다. 한국의 시골 마을에서, 농사와 골프, 교육이라는 키워드로 새로운 가능성을 일궈가고 있는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오늘도 조용히 방곡리에서 이어지고 있다.
단양=이정학 기자 hak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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