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동면 한 농가의 쌀 농사 재배지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
당장 우려의 시선은 일본과 같은 쌀 부족 사태 재현에 있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한 다양한 분석 의견을 우선 언급했다. 최근 일본의 급격한 쌀값 상승 원인이 재배 면적 감축에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2023년 흉작에 더해 대지진 우려로 인한 사재기, 관광 산업 회복으로 인한 외국인 수요 증가 등 일시적 수요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의견부터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 증가 등 유통량 파악 문제라는 진단까지 다양한 측면을 언급했다.
이는 한국의 구조적 쌀 공급 과잉 반복 우려와는 다른 양상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기계화율이 높은 벼농사 특성과 공급 과잉 시 정부의 시장격리 추진 등이 공급 과잉을 부추겼다는 뜻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강력한 벼 재배면적 감축안은 과잉생산과 쌀값 하락, 농업인 생존권 위협, 시장격리, 정부 예산 투입이란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대안"이라며 "쌀의 적정 생산이 이뤄지면, 쌀값과 농가소득 안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벼 수확기를 맞아 충남 서산시 운산면 산지 유통업체를 방문한 모습. 이 자리에서 수확기 쌀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앞선 피해 벼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업인들을 격려했다. 사진=농림부 제공. |
생산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한 유통 체계 구축부터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을 통한 유통 흐름과 재고량 파악이 가능하다. 또 2020년산 쌀 생산량이 급감하거나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인해 쌀 수요량이 급등하는 경우에도 정부양곡 공급 등으로 쌀값 급등락을 관리할 수 있다. 1월 말 기준 정부 양곡 재고량은 2022년산 이하 36만 톤, 2023년산 47만 톤, 2024년산 69만 톤 등 모두 151만 톤까지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벼 재배면적 감축은 '논'의 형태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추진함으로써 쌀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농림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쌀 부족을 넘어 식량 안보 위기 우려에서도 인지된다.
지난 3월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위원장 어기구)와 더불어민주당·진보당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언급됐다. 농림부 구상대로 8만 ha를 줄이면, 쌀의 자급률이 80%로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식량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지난 5년 간 쌀 자급률 평균은 94.7%로 조사됐다.
농민단체들은 농민들의 경작 자주권 침해부터 수입쌀(40만 8700톤) 감축 배제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간척지나 고령 농가 그리고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증가 체험, 판로 확보의 어려움 등이 다른 작물 재배로 전환을 꺼리게 하는 요소로 제시했다.
또 다른 참가자들은 ▲당장 감축 계획 수립의 어려움 ▲앞선 9년에 걸쳐 실제 이뤄진 벼 감축 이행 면적은 연간 2~3만 ha, 지난 3년 간 쌀값은 하락세, 8만 ha는 감당하기 힘든 면적 ▲면적 감축 시, 벼 재배 농가당 연간 75만 원 소득 감소, 강력한 인센티브 필요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물량의 조절 방안 부재 ▲8만 ha는 전국 벼 재배 면적의 12%(서울시 전체 면적보다 2만 ha 넓은 규모), 과거처럼 점진적 축소 방안 마련 ▲최근 3년 간 쌀 소비 감소율(1.56%)보다 생산량 감소(5.7%)와 재배면적 감축률(4%)이 더욱 컸던 점 고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농식품부가 이처럼 다양한 우려와 문제제기를 해소하고, 쌀 재배면적 축소와 농업 경쟁력 강화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