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호관은 VIP를 위해 죽는다.

  • 전국
  • 부산/영남

[기자수첩] 경호관은 VIP를 위해 죽는다.

군의 장군(star)은 누구를 위해 죽나?

  • 승인 2025-03-26 18:31
  • 김시훈 기자김시훈 기자
김시훈
경북본부 기자
현대 정치사에 있어 충의를 말하자면 전두환 대통령과 장세동(제5대 경호실장, 제13대 국가 안전기획 부장) 씨와의 군신 관계가 언급된다.

장 씨는 경호실장 시절 '경호가 단순히 대통령의 신변 보호 차원을 넘어 심기까지 편안케 해야 한다'는 신념을 피력한 인물로 국민에게 있어 충의의 사나이로 명명되고 있다.

특히 그는 전 대통령의 자택에 소장됐던 고미술품·조각품 등이 몰수돼 경매시장에 나오자 그 경매 물건을 사비를 들여 사들여 전 대통령의 자택에 가져다 놓았던 인물이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라는 말처럼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발표 이후 대통령의 신변을 지키기 위해 고전분투를 했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직업적 신념과 신의가 젊은이들에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가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감내를 해야 했던 고난의 행보는 2030 젊은 세대들에 있어 그 어떤 교과서의 가르침보다도 더욱 확고한 것으로 지목돼 충절에 대한 가치관을 바로잡아놓았다.

특히 경찰의 4번째 기소로 서부지법에 구속적·부심을 앞두고 소회를 묻는 기자들에게 김 차장이 남긴 말 한마디가 우리 사회 저변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그는 "VIP의 경호를 위해서는 목숨까지 내던져야 하는 게 경호관의 직업이다"라며 "난 그렇게 배웠고 그것을 실행했을 뿐이다"란 그 말 한마디가 왜 그렇게 크게 들렸을까.

이는 곧 국민에게 있어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말한 것으로 신분상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직업적 사명감에 투철해야 함을 되새겨 일깨워 준 대목이다.

한편, 대통령과 통수권자를 지켜야 할 경호처와 군과의 충의 정신이 왜 이렇게 상반돼 빗나갔을까.

민주당 지도부가 모 장성을 국회에 불러 계엄 가담 사실 전모를 캐묻자 그가 눈물마저 글썽였으나 그는 명색이 육군특수전 사령관이자 군의 핵심인물이다.

자신의 신분(보직)을 지키기 위한 별똥별의 천박한 모습이 우리 국민의 뇌리 속에 국민을 위한 군대라는 큰 믿음을 무색하게 했다.

그는 청문회과정에서 "대통령의 계엄이 부당했다. 대통령이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말했다"라며 한 치 망설임 없이 거짓말을 쏟아 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태의 진위가 드러나고 정세가 뒤바뀌는 양상이 감지되자 그는 '민주당 모 의원의 회유로 허위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을 바꿨다. 이 장성의 직무를 일탈한 이중적 잣대가 가히 언어도단이었다.

그가 진정한 장군이라면 '대통령의 계엄에 가담 여부를 캐묻는 민주당 의원의 지적이나 질책에 눈물을 짜기 보다는 보다 명분 있는 답변을 했어야만 했다.

즉 "군 통수권자의 명령에 따른 게 죄가 될 수 있느냐. 군의 조직이 통수권자의 명령을 거역한다면 누구 명령을 따라야 하나"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세가 곧 장군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12.3 계엄과 더불어 드러난 우리 군조직의 위계질서와 군 기강의 해이문제가 심각의 경지를 넘어선 듯보였다.

특히 일반 사병보다 더 나약한 군 장성(star)의 비굴하고 천박한 행태가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니 말이다. 일련의 사태는 군조직의 혁신과 일대 수술이 불가피한 당위성으로 부각이 됐다.
구미=김시훈 기자 silim5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