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이상, 최종 후보지가 된 지역의 선례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아쉽다. 주거·산업·농축산·관광 분야 투자 등에 관련된 충남도 제안을 듣고 의견 개진을 하길 권한다. 일부 주장대로 군사작전이라도 하듯 밀어붙인다면 '후보지안'이나 '보류' 절차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협의체가 본격 가동 중일 때의 찬반 운동 재점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렇게 두 쪽 났을 때는 형식도 중시되는 법이다.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지 않는 게 중요하다.
대안을 듣지도 않고 댐 건설 반대 의사를 밝히라며 군수나 군의회를 압박하는 건 온당한 자세가 아니다. 기후 위기와 물 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환경보호'란 대의명분 하나에만 집착할 수는 없다. 담수 능력 확대나 홍수 방어 효과 향상은 크게 보면 환경과 미래를 위한 상생이다. 열린 자세로 수몰지역 발생과 생태환경 변화에 따른 구체적 대안을 들었으면 한다.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 말고 내민 손을 잡아야 할 때다.
협의체 구성원인 전문가와 주민위원,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 대표성과 함께 책임의식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은 핵심 명제다. 반대 측 의견을 낼 만한 전문가도 섭외했겠지만 '반쪽 가동'이 안 되도록 끝까지 노력할 필요가 있다. 지속적인 소통이 있는 협의는 요식행위와는 다르다. 27일 첫 회의를 시작하는 지천댐 지역협의체에서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 아닌 좋은 접점과 해법이 나오길 기다리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