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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유성재 의원 |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전체 127만 6890명의 고등학생 가운데 학업중단 학생이 2만 5792명으로 전체 2.0%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 대비 812명(7.6%)이 늘었다. 학업을 중단한 고등학생의 비율은 2019년부터 1.7%→1.1%→1.5%→1.9%→2.0% 순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본도 교육열이 높아지는 반면, 학교를 떠나는 학생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부터 등교를 거부하는 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일본은 대학의 학점제와 유사한 개념의 '통신제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통신제 고등학교는 3년간 74단위(학점)를 이수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원래 태평양 전쟁 후 국민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일을 하면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던 교육기관이었지만 최근 들어 학교 가길 거부하는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위한 교육적 대안으로 크게 늘고 있다. 일본 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아 일본 고등학교 학생 중 10% 이상이 통신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최근 300여 개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다.
치바현에만 100개의 통신제 고등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N고와 S고는 3만 명 이상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온·오프라인 교육체계를 갖추고 대부분 온라인 방식으로 운영되며 월 2회 정도만 학교에 출석해 대면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통신제 고등학교는 최소한의 필수교과를 이수하게 하고 다양한 선택교과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출석 시간이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과제물을 제시해 자율학습을 하게 하고 과제물은 일주일에 한 번 나오면 되지만 선생님들이 학습지 교사처럼 개인별로 꼼꼼하고 세세하게 체크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자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중단 숙려제'를 운영한다. 외부기관 전문 상담, 학교 내 대안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일정 부분 탄력적으로 학업중단 방지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학업 중단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학업을 중단해 학교 밖으로 이탈하면 학생들에 대한 사후관리 측면에서 아무런 대안이 없다는 것이 우리 교육의 실상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통신제 고등학교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통신제 고등학교의 장점을 살펴보면, 먼저 유연한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학생 개인의 페이스에 맞춰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통신제 고등학교는 각자의 속도와 스타일에 따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부담 없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번째, 교육 환경이 유연한 만큼 개인 맞춤형 지도가 가능하다. 모든 학생은 다르고 그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다. 통신제 모델에서는 개별 맞춤형 지도가 이뤄져, 각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 번째, 정보 통신 기술의 활용도 강점이다. IT의 발달로 뒷받침되는 이 혁신적인 모델은 학생들에게 최신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온라인 학습을 통해 다양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지식을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의 학업중단 문제를 해소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교육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IT의 발달로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일본의 통신제 고등학교 모델은 혁신적인 접근방식으로 기존 교육 시스템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유연한 학습환경을 제시해 학생들이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별 맞춤형 지도를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교육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최근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와 같이, 청소년들의 학업중단 문제와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체계가 절실하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의 통신제 고등학교 모델은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 교육도 기회와 혁신의 교육시스템 모델에 주목하고 접목시키는 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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