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세종보' 가동 찬·반...시민단체 대리전

  • 정치/행정
  • 세종

'금강 세종보' 가동 찬·반...시민단체 대리전

3월 21일 가동 추진 주민협, 3월 24일 금강유역 환경시민단체 회견
주민협, "가동으로 금강 이익권 보장"...시민단체, "철거로 환경 보전"
각자 입장서 다양한 논거로 주장 반박...끝모르는 논쟁 언제까지

  • 승인 2025-03-24 14:18
  • 수정 2025-03-24 15:50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50324_134219019
지난 21일 가동 추진 주민협의체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기자단 제공.
금강 세종보 '철거 vs 가동'을 둘러싼 논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양측간 논리 싸움이 맞불 양상으로 전개되며, 앞으로 생산적인 결론에 이를지 주목된다.

그동안 세종보 가동에 대해선 '환경단체와 정의당'이 즉시 철거, '국민의힘과 일부 시민단체'가 가동으로 정면 충돌해왔고, 더불어민주당은 '탄력적 가동'이란 관점에서 최민호 시장 및 시 집행부와 같은 맥락의 입장에 서왔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찬성과 반대 의견이 교차하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3월 21일 세종보 가동 추진 주민협의체, 3월 24일 금강유역 환경시민단체의 반박 기자회견으로 대리전 양상을 보였다.

▲"세종보 즉시 가동으로 시민의 금강 이익권 보장하라."=가동 추진 주민협의체는 이날 앞선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요구를 했다. 우리 인류가 태초부터 강을 중심으로 정착해 번성해왔고, 이는 인간의 친수 본능이자 먹거리 확보, 외부로부터 방어 등을 위해 필수적 요소란 점을 강조했다.



전 세계 주요 도시의 강 자원의 친수 공간 활용 사례도 언급했다. 미국의 샌안토니오 리버워크, 독일의 함부르크 하펜시티, 서울의 한강부터 프랑스의 파리 센강 강변, 영국의 런던 사우스뱅크(템스강 남측), 중국의 상하이 던 번드, 호주의 브리즈번 사우스뱅크,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행복도시 또한 금강과 미호강을 중심으로 건설기본계획을 확정해 조성하고 있는 만큼, 환경과 인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논거를 내놨다.

이들 단체는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인구 급증으로 인해 강과 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됐다"라며 "주거 안정과 경제활동을 위해 물 공급은 필수적이고, 댐 건설은 강의 인공적 관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만들어졌다. 금강 상류의 대청댐과 용담댐도 같은 의미"라고 해석했다.

댐 설치로 인해 현재 세종시를 흐르는 강의 유량이 급격히 줄었고 유속도 느려졌으며, 이로 인해 금강은 도랑 수준에 전락하고 하도 내 무성한 나무와 잡초, 각종 쓰레기가 너저분하게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을 지목했다. 야생동물 번식에 의한 분변 오염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으로 받아들였다.

주민협의체는 "강수가 6~9월에 집중돼 쓸모 없이 바다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한정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저류 지혜도 필요하다"라며 "세종보가 계획 단계부터 친수시설로 계획되고 건설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 같은 구상에 따라 세종시로 이주한 주민들에게도 조망 이익권이 있다. 친수·레저 공간으로 활용할 권리도 있다"고 밝혔다.

가변식 수중보 기능으로 얼마든지 수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유량 부족 문제를 해소할 대안이란 점을 거듭 어필했다. 즉시 가동을 통해 친수 기능을 극대화함으로써 상권 침체 해소의 기제로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협의체는 "근거 없는 세종보로 인한 수질, 수생태 관련 괴담을 퍼트리며 세종시민의 금강 이익권을 침탈하려는 일부 환경론자들은 당장 불법 점거를 중단하고 물러나라"며 "오로지 자신들만이 자연과 생태를 걱정하며, 푸른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세종보 가동을 악마화하는 아집도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흰수마자와 감돌고기 등은 수심 2~3m에서 잘 살고 있다는 점도 반박의 근거로 내세웠다.

KakaoTalk_20250324_140750068_04
환경 시민단체가 3월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희택 기자.
▲"세종보를 둘러싼 가짜 뉴스를 바로 잡아달라. 강은 흘러야 한다."=이에 반해 환경 시민단체는 조만간 '세종보의 진실 보고서(200페이지 분량)' 발간 소식을 전하면서, 최민호 시장과 주민협의체의 가동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들 단체는 24일 바통을 이어받은 기자회견을 통해 "보고서에는 긴 기간의 모니터링 결과가 덧붙여지고,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통해 만들어질 행복도시의 금강 미래상이 반영될 것"이라며 "많은 목격담과 증언들이 더해져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을 담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종보 개방 전·후 수질과 수생태계, 경관, 생물다양성 모두 좋아진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란 점도 어필했다.

단체는 "강물을 가로막아 개발하자는 구시대적인 낡은 방식은 이제 폐기해야 한다. 맑고 건강한 금강을 만들어 시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라며 세종보의 진실을 하나하나 제시했다.

세종보가 노무현 정부 시절 계획이긴 하나 이명박 정부 들어 금남교에서 한두리대교 방향으로 옮겨져 진행된 4대강 사업이란 사실부터 재확인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세종보 가동 기간 썩어가던 강의 모습도 상기했다. 이제는 놀라울 만큼 자연성을 회복한 데 대해 주목했다.

갈수기와 홍수기에 탄력 운영의 문제점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가까운 공주보 역시 백제문화제 등을 이유로 탄력 운영을 할 때, 뻘밭 증가와 생물 건강성 악화 등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또 현 정부의 감사원 결과가 경제성 분석 보완에 있지 가동의 빌미는 아니란 점, 세종보 가동 당시 잦은 고장으로 인해 5년 간 119억 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 부분, 수력발전원 가동률이 25% 이하인 수치, 양화취수장을 통한 물공급 대책 가능, 세종보의 홍수 조절 능력 부재, 세종보로 가둔 물의 사용처 미지수, 합강까지 생태 환경 악화, 금강을 막아 관광유원지로 재탄생 불가능,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댐 허물기 동향 참고 등으로 세종보 철거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아파트 재건축 현장서 쓰레기 4만톤 나와…처리비용만 100억원대 추정
  2. 2027년 폐교 앞둔 대전 성천초… 교육청 추진계획 '주목'
  3. 대전서 강풍 피해 잇따라…용산동 상가 공사 현장 크레인 전도
  4. [중도초대석]김윤성 이사장 "한 명의 범죄피해자, 지역사회 전체가 보듬어야"
  5. [썰] 4·2 대전시의원 보궐,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기싸움?
  1. 대전여성단체 "강제추행 송활섭 대전시의원 징계 절차 재개해야"
  2. 대전지역 의대생 복귀시한 임박… 의대교육 정상화 '운명의 주'
  3. [알림] 중도일보, Daum 뉴스 '지역 카테고리' 신규입점
  4. 대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간담회 "배보상 문제 서둘러 해결해야"
  5. 대전학생교육문화원 유·초 학급 독후활동 '도서관 창작소' 운영

헤드라인 뉴스


경기불황에 멈춘 역세권 개발... 대전시 `활력 제고` 총력

경기불황에 멈춘 역세권 개발... 대전시 '활력 제고' 총력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 불황으로 대전 역세권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대전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도심 균형발전과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개발 사업으로 대전시는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역량을 집중해 연내 가시적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25일 대전시와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전역세권은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이후 2020년 혁신도시, 2021년 도시재생사업, 2024년 도심융합특구 지정 등 개발을 위한 준비를 마쳤음에도 최근 고금리·고환율,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부동산경기 침체까지 겹..

대전서 강풍 피해 잇따라…용산동 상가 공사 현장 크레인 전도
대전서 강풍 피해 잇따라…용산동 상가 공사 현장 크레인 전도

25일 돌풍에 공사 현장 크레인이 쓰러지는 등 대전에서 강풍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날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오후 3시 7분께 대전 용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상가 공사 중 크레인이 도롯가로 전도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크레인이 쓰러지면서 주변에 있던 공사 작업자인 40대 남성 1명이 놀라 넘어져 머리 부위 출혈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떨어진 크레인에 맞거나, 충돌해 피해를 본 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강풍에 의해 전도된 것으로 보고 곧바로 안전조치에 나섰다. 이를 포함해 오후 3시 30분 기준 대전에 30건..

`제2의 황인범을 꿈꾸다!` 대전하나 U-18소속 국대 박서준-김도연-박병찬
'제2의 황인범을 꿈꾸다!' 대전하나 U-18소속 국대 박서준-김도연-박병찬

대한축구협회가 내달 개막하는 2025 AFC U-17 아시안컵에 참가할 남자 17세 이하(U-17)대표팀을 19일 발표했다. 이번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은 26명으로 대부분 K리그 산하 유소년 클럽 고교생 선수들로 구성됐으며 이들 중 3명(박서준, 김도연, 박찬준)이 대전하나시티즌 U-18세 이하 유스팀 충남기계공고 선수들이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유스 22개 팀 중 3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축구 인프라가 풍부한 수도권이 아닌 지방 유스팀에서 대표팀에 3명의 이름을 올린 팀은 대전과 울산이 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강풍에 쓰러진 크레인…시민 한 명 부상 강풍에 쓰러진 크레인…시민 한 명 부상

  • 천안함 46용사 묘역 찾은 한동훈 전 대표 천안함 46용사 묘역 찾은 한동훈 전 대표

  • 미세먼지에 갇힌 답답한 도심 미세먼지에 갇힌 답답한 도심

  • 농사철 앞두고 농기계 수리 농사철 앞두고 농기계 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