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 프랑스 루아르지역 샹보르성서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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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 프랑스 루아르지역 샹보르성서 전시한다

29일 '김인중: 보이지 않는 색' 개막
프랑스와 독일 공방에서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 40여 점 850㎡ 규모 공간에서 5개월간 전시

  • 승인 2025-03-17 18:32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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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신부
"우아하고 매력적인 샹보르성에서 전시를 연다는 것은 하늘이 주신 선물이자 과분한 영광입니다, 이곳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계단을 설계했다고 알려진 곳으로, 인간이 이룩한 예술의 위대함을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65)가 500년 된 프랑스 루아르 지역 고성인 상보르성에서 작품전을 가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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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유서 깊은 고성인 샹보르성에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의 작품이 설치된 모습.
프랑스 루아르 지역 샹보르성에서 29일 '김인중: 보이지 않는 색'이 개막한다. 김인중 신부가 프랑스와 독일 공방에서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 40여 점이 850㎡ 규모 공간에서 5개월간 전시된다.

성에 머물며 2개월간 작업을 해온 김 신부는 “샹보르성은 고성이 즐비한 루아르 지방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성”이라며 “1519년 프랑수아 1세가 착공해 1658년 '태양왕' 루이 14세가 완공했다”고 소개했다. 또 “중세 건축과 르네상스 양식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로, 19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며 “디즈니 영화 '미녀와 야수'의 배경이 된 성으로도 유명한 이 곳은 1층부터 성의 꼭대기까지 이어져 있는 이중 나선형 계단을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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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건축과 르네상스 양식이 어우러진 샹보르성 외관.
김 신부는 “이번 전시는 2011년 프랑스 샤르트르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에서 열린 제 전시를 보고 감동한 샹보르성 전 디렉터가 제안해 이뤄졌다”며 “샹보르성에서 스테인드글라스 예술가의 작품이 전시되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선지처럼 유리에 번진 주홍·노랑·초록색이 자연광이 쏟아지는 건축물과 어우러져 빛의 환희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탑을 장식한 백합꽃 문양은 삼위일체의 상징이자, 신과 왕 간의 상징적 대화를 나타내고, 제 작품과 조화롭게 만나 광휘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양의 먹과 서양의 유화 기법을 독창적으로 연구해 작품 세계를 넓혀왔다”며 “수묵처럼 색이 번지는 화풍은 중학교 서예반에서 익힌 붓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제 60년 예술 인생을 집약한 것"이라며 "다른 예술가들을 모방하거나 특정 흐름에 따르지 않고 저만의 길을 걸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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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유서 깊은 고성인 샹보르성에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의 작품이 설치된 모습.
김 신부는 “제가 두 달 간 성에 머무르며 제작한 신작 3점 중 한 점도 주요 작품으로 전시된다”며 "가장 존경하는 성인이자 샹보르성 성당의 주보성인(主保聖人·성당의 보호자)인 성 루이(Saint-Louis)를 기리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의 지혜와 신앙이 제 작품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성 루이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도자기와 회화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며 “제 붓 터치가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꼽히는 김 신부는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호주, 독일 등 세계 주요 성당과 교회, 수도원에 그의 작품을 남기며 현대 성(聖)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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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유서 깊은 고성인 샹보르성에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의 작품이 설치된 모습.
김 신부는 “올해 법정 스님 입적 15주기를 맞아 5월 출간되는 추모집에는 제 수채화가 수록될 예정”이라며 "길상사 주지인 덕조 스님이 주관하는 추모집에 작품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종교 간 울타리를 초월하는 기쁨"이라고 말했다.

그는 “샹보르성 전시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며 "메마른 세상에서, 많은 분이 제 작품을 통해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신부는 1966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스위스 유학 중 사제가 됐다. 1974년 사제 서품을 받고 이듬해부터 파리 도미니크 수도원에서 생활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동양화의 일필휘지를 응용한 독창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양식으로 주목받은 그는 2010년 프랑스 정부가 주는 문화예술훈장 '오피셰'를 받았다. 현재 카이스트 초빙 석좌교수로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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