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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첫째는 이렇게 어려운 우리의 경제 환경이 올해 말쯤이면 아마도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 이후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요즘 어려운 정치적 어수선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탄핵 직후에 이창용 한국은행장이 정치적 불안정으로 달러 환율이 30원 정도 올라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몇 달 사이에 조금은 안정된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 조금은 줄어들고 '작은 희망을 가져도 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
공자님은 <군자는 항심(恒心)>이라고 하셨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신사는 항상 흔들리지 않는 바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항산(恒産) 없이 항심(恒心) 없다'는 말씀도 하셨다. '먹고 살 것이 없는데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 가질 수는 없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 속담에도 '광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다. '국부론'을 저술한 아담 스미스를 우리는 경제학의 원조라고 칭한다. 그렇지만 정작 당신은 도덕철학자였고 국부론을 포함해서 평생 두 권의 책 발간했는데, 다른 저서인 <도덕감정론>을 더 아껴서 죽기 전까지 교정판을 출간했다고 한다. 삶이 어려워지면서 도덕마저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사회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요즘 나라가 너무 시끄럽고 불안하다. 그렇지만 우리만 그렇다면 더 힘들 것인데,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좋아 보이는 나라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미국은 요즘 트럼프 이슈로 더 시끄러워졌지만 그 전에도 '꽃의 도시' 샌프란시스코가 좀비 동네가 되었고,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적은 액수의 절도는 아예 처벌도 하지 않을 정도로 질서가 무너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중국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1억 채라는 둥 험악한 얘기 들은지 오래 되었고, 일본도 물가 올라가면서 서민들 삶이 힘들다고 한다. 유럽 사정도 쉽지 않아 보이고, 그래도 그 중 낫다는 스위스나 싱가포르는 엄청난 물가로 연봉 1억원 받으면 서민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우리 문제도 심각하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그래도 조금의 저축은 갖고 있었고, 금융기관에서 대출도 해 주어서 지금까지는 버텨 왔겠지만 어려운 시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다 보니 견디기 힘든 시기가 시작된 것 같은 걱정이 크다. 의학적으로 체력을 '저수지에 담긴 물'에 비유한다. 저장된 물이 많으면 가뭄이 올 때 견디는 힘이 있지만 물이 말라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기 어려워진다.
우리 몸의 체력도 마찬가지여서 오랜 질병으로 고생하면 저수지 물이 말라간다. 나이를 먹으면서 저수지 물이 말라가는 현상은 자연적이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건강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평소에 많이 걷고 근력을 키우면서 단백질 섭취를 많이 하라는 등의 조언을 듣게 된다.
가정도 기업도 너무 오래 가뭄이 지속되다 보니 저수지 물이 말라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아직 정부 부채는 그래도 다른 나라에 비해 여유가 조금 있다고 해서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금리를 내려라'든가 정부가 '돈을 풀어서 경기를 회복시키라'는 등의 조언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제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테로이드로 증상만 회복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도 걱정이다. 지금 경기 회복을 위해 돈을 푸는 것이 우리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것은 아닐까?
우리 체력 회복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 기업, 그리고 가정이 모두 한 마음이 되어도 부족할 것 같은데, 정치권이 시끄러운 것도 걱정이다. 빨리 정치적 문제부터 안정되고 훌륭한 지도자가 나서서 IMF 시절 '금 모으기'와 같이 난관 타개를 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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