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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대전고용센터 팀장 |
일의 의미는 세대와 문화, 개인의 경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생'에서는 각양각색 인물들을 통해 이러한 다양성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속 장그래와 인턴들은 일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찾고, 때로는 생존을 위해 싸우며, 자신의 가치와 직업적 성취를 추구한다. 이는 현대 직장인들이 일과 삶에서 겪는 여러가지 동기와 갈등을 반영하고 있다.
보통 일은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직업(Job)'은 흔히 말하는 돈을 벌기 위한 도구(Money maker)로 주로 경제적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다. 이는 장그래가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의 모습과 유사하다. 두 번째, '경력(Career)'은 성공을 위한 수단(Success maker)으로 개인의 성장과 전문성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하다. 이는 영업 3팀이 요르단 중고차 사업을 추진하며 보여주는 열정과 전문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 '소명(Calling)'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것(Meaning maker)으로 보상이나 명예보다 일을 통해 의미를 찾고 세상에 기여함으로써 삶의 행복감을 얻거나 찾으려는 동기이다.
드라마 속 장그래는 입사 초기에 생계 유지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일하지만, 점차 자신의 역할을 발견하고 직업적 성취를 추구하게 된다. 영업 3팀의 경우 그들의 프로젝트는 단순한 실적 추구를 넘어서 회사에 대한 기여와 직업적 자부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이처럼 일은 개인에게 다양한 의미를 지니며, 경제적 보상, 개인의 성장, 더 나아가 사회적 기여로 이어진다.
오늘날 일을 바라보는 관점은 각 세대마다 다르며 시대에 따라 크게 변화하였다. 베이비붐 세대는 생계유지와 가족 부양에 중점을 뒀다면, X세대는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성공을 추구했다. 나아가 MZ세대는 자기계발과 자율성, 의미있는 일을 중시한다. 이는 세대 간 가치관과 더불어 사회적·경제적 조건의 변화가 크게 작용한 결과이다. 최근 공직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대졸 이상·재직 5년 이하 공무원 65%가 기회가 되면 이직하겠다고 한다. 젊은 세대는 안정성보다는 자기 성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는 직장생활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도 명확히 차이를 보인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며, 일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을 경우 쉽게 직장을 옮기기도 한다. 이는 과거에 비해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해졌으며, 직장이 단순히 급여를 지급하는 곳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일하는 방식도 디지털 혁명과 팬데믹 영향으로 원격 근무와 유연 근무가 일반화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의 기술 발전은 일의 개념을 더욱 변화시킬 것이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일부 직무를 대체하면서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또한 더 이상 혼자만의 노력으로 경제적 안정성을 얻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사회?경제적 시대 변화도 일에 대한 가치관을 바꾸는데 영향을 주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평생 학습의 자세, 조직에서 원만한 인간관계, 실력을 갖춘 상태에서 워라밸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 될 것이다.
일은 단순히 생계 수단을 넘어서 개인의 성장과 삶을 조화롭게 만드는 중요한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일을 '소명'으로 보는 관점은 성직자 수준의 높은 인류애를 요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과정(job-career-calling)에서 각자의 일에 대한 정의와 의미를 찾고 나아가 자신만의 Calling을 발견하고 경험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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