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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다가 너무나 반가운 부분을 발견하였다. 마치 타향에서 오랜 친구를 우연히 만난 듯한 놀라움과 반가움이었다. 다음은 그 부분의 번역이다.
"한국 요리 중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이 돼지족발이다. 한국의 큰 돼지족발은 퍽퍽하게 졸여져서 차갑게 먹는다. 먹는 방법은 족발을 얇게 썰어 접시에 담고, 그 옆에는 생채소를 놓는다. 상추 한 장을 집어 족발을 올린 후, 마늘과 고추를 넣고 새우젓에 찍어서 싸 먹는다. 새우젓이 이 요리의 정수다. 그렇게 한입 가득 씹으면 정말 맛있다.
좀 더 고급스러운 버전은 새우젓 대신 생굴을 사용하는 것이다.
돼지고기의 고소함과 생굴의 신선함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손을 멈출 수 없는 맛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매운 양념장의 자극이 더해지면 정말 최고의 요리가 된다. 이 요리는 서양에서도 유명해졌다.
뉴욕의 한 레스토랑(Momofuku)의 셰프는 한국인인데, 이 요리로 레스토랑을 시작했다. 미국 미식가들은 이 조합에 푹 빠졌다. 서양 요리에서는 이런 조합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부분을 읽자마자 우리 계룡시의 화요장이 떠올랐다. 매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족발 아저씨가 있다. 그분은 이미 조리된 족발을 가져오는 것이 아닌 시장 자리에서 직접 끓이신다. 족발이 완성될 때면 시장 거리에는 진한 향이 퍼지고, 우리 가족 모두가 기다리던 순간이 온다.
기다리는 줄이 길어도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다. 그분이 능숙하게 고기를 썰고 뼈를 발라내는 모습을 구경하며 담소를 나누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기 때문이다. 그분은 늘 다양한 양념을 챙겨 주시는데,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양념은 역시 새우젓이다.
갓 삶아낸 족발은 매우 뜨겁지만, 성미 급한 손님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맛을 보려 한다. 그럴 때마다 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족발을 썰고, 손에 남은 빨간 화상 자국을 보여주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하다.
내게는 너무나 익숙했던 이 풍경이, 미식가 채람이 전 세계를 돌며 찾아낸 맛이었다. 평범한 시장 속의 족발과 새우젓 조합이 이렇게도 매력적이고 지혜로운 음식이라니, 새삼 놀랍고 감탄스러울 뿐이다.
당리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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