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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인(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한국TEC 디렉터) |
이때 효과적 전략은 '악마의 주장자' 또는 변호인(devil's advocate)의 도입이다. 악마의 주장자란 집단사고 예방 전략으로, 의도적으로 반대의견을 제시해 토론 활성화와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는 사람이다. 그 효과는 첫째, 다양성 확보로서 기존 의견에 도전함으로써 다양한 관점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객관성 강화로서 감정적 동조를 줄이고,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결정을 이끈다. 셋째, 소통개선으로서 구성원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악마의 주장을 할 때 부담도 따른다. 한 사람이 늘 반대 목소리를 내면 누가 좋아할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8명이 참여하는 회의라면 매번 다른 사람이 이 역할을 맡도록 해 개인 부담을 줄이고, 반대의견 제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또한 발언자가 '나는 악마의 주장자로서 의견을 제시한다'라고 전제하고 말하면 불필요한 감정 충돌을 방지할 수 있다.
이처럼 집단사고의 가능성을 줄일 때 조직문화에서 다음과 같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심리적 안전감 구축으로 구성원들이 두려움 없이 새롭고 대안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돕는다. 둘째, 다양성과 포용성 증진이다. 조직 내 다양한 배경, 경험, 관점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해 집단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는 내집단(內集團) 편향을 줄이고 더 폭넓은 사고를 가능케 한다. 셋째, 객관성 확보를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명확히 정의하고, 체크리스트와 절차를 통해 대안들을 검토하도록 시스템화한다. 넷째, 리더십이 중요한데, 리더는 자신의 의견을 먼저 말하지 말고, 구성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게 분위기를 만들며 비판적 사고를 장려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와 소그룹 활용도 효과적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은 공동체의식, 애국심, 헌신을 기반으로 한 집단주의 문화 덕분이기도 하다. 또한 '집단지성'을 통해 구성원들이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해 개인능력을 초월한 창의적, 합리적 해결책을 도출한 경험도 많다. 하지만 집단사고는 우리의 창의성과 혁신을 가로막는다. 특히 내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 소비하는 AI 알고리즘의 '에코 쳄버'(Echo Chamber)에 노출위험이 크다. 그래서 비판적 평가를 수용하고, '악마의 주장자'를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를 통해 객관적 시각을 확보해야 한다. 그럼 집단사고에 대해 우리 자신은 얼마나 자유로울까? 우리 개인도 동조행동, 비판적 사고 억제, 고정관념을 갖지는 않은가? 따라서 AI시대 에 조직만이 아니라 개인도 '견책과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견책을 통한 자기성찰로 지혜를 얻을 때이다./ 최종인(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한국TEC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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