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이 2조5000억 원을 훌쩍 넘긴 것은 지난해 9월까지 불과 2년간이다. 규모 면에서야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이 압도적이지만 비수도권에선 충청권 피해 사례가 제일 많다. 그 가운데 대전시는 전세사기 피해가 최고조인 지역으로 꼽힌다. 인천시와 맞먹는 피해 규모다. 타 지역 대비 대전에 전세사기에 취약한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때문이라며 넘어가기엔 씁쓸하다. 12일 협약식을 가진 대전시와 한국주택토지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LH)의 기관 간 공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대전의 경우, 피해 임차인 3238명(2월말 기준) 중 현재까지 522명이 LH에 피해 주택 매입을 신청해 19채가 매입 완료된 상태다. LH의 피해 주택 우선매수권 행사 활성화와 함께 단체장 책무나 지원 사업을 담은 조례를 제·개정할 필요도 있다. 이밖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사업, 주택 안심계약 도움 서비스를 적절히 곁들여야 한다. 공인중개사와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지만 실상은 공인중개사의 책임이 일차적 관문이다.
결은 약간 다르나 LH 전세임대사업에서도 악성 임대임을 가려내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사례가 없어야 한다. 세종에선 전세사기로 수십억 원 상당의 시중은행 금융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효성 있는 피해자 지원과 주거 안정은 물론 전세사기 전담 검사를 통한 상시 단속과 예방에 힘쓸 일이다. 전세사기 사태가 진정세를 보일 무렵에도 대전은 다가구주택 비율이 높은 지역 위주로 피해가 끊이지 않았던 점을 기억해둬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