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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일위 대전동산고 교사 |
여름방학이 끝나고 1학년 교실을 돌며 열심히 홍보하고 안내해 선발한 학생들이 일본 친구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막상 교류를 시작하니 일본어로 진행되는 수업도 잘 수강하고, 금세 친해진 일본 친구들과 학생 식당에서 신나게 떠드느라 점심도 늦게 먹는 상황이 늘 신기하다. 오전 수업 교류를 마치면 돌아오는 길에 너도나도 자기 반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들을 늘어놓느라 바쁘다. 자기들끼리 일본 편의점에 가서 사 온 간식을 호텔의 다다미방에 둘러앉아 신나게 먹다가 저녁 지도 시간에 들어온 인솔 교사에게 잠시 앉아보시라며 간식을 건네주는 아이들의 마음에 힘든 하루도 괜스레 별거 아닌 것 같아졌다. 매일 아침 호텔 주인 할아버지의 어설픈 '안녕하세요' 발음도 매우 정겨워서 자꾸 다시 뵙고 싶다.
교토의 다양한 문화 유적지 탐방 체험도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프다고 툴툴거리다가도 웅장하고 수려한 교토의 건물들을 보면 연신 사진을 찍고 현지 학교 선생님께 달려들어 질문하는 자세가 자못 진지했다. 일본 불교 정토종의 총본산이며 일본에서 가장 큰 사찰 중 하나인 '지온인'에서 스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여 7대 미스테리를 찾아보고, 공부의 신이 계시는 '기타노 덴만구'에서는 학업 향상의 기운을 받아 앞으로 공부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니 웃음이 났다. '금각사'의 번쩍이는 금 도색에 얼마가 들어갔을지 추측해 보고,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서 장사의 신에게 기도하며 나중에 사업이 번창하게 해달라고 빌기도 한다. 관광객이 많기로 유명한 '기요미즈테라'의 건물이 일본 격투 게임에 나오는 곳이라고 열심히 설명해 준 친구 덕분에 인솔 교사인 나도 학생에게 또 하나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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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교토의 호텔을 떠나던 아침에 눈이 많이 내렸다. 교토에는 눈이 쌓이기 쉽지 않다고 했는데 귀한 경치를 눈에 담고 갈 수 있어 마지막까지 학생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된 듯하다. 출발한 날 짙은 안개로 인해 3시간 가까이 이륙이 지연됐었던 일은 까맣게 잊고 우리의 귀국길을 또 지연시킬지도 모르는 이른 새벽의 눈이 마냥 예쁘게 보였다.
일본 교류 방문 사업은 나에게 하나의 담당 업무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외부 업체의 도움 없이 자매학교와 직접 소통하며 일정을 준비하기 때문에 사업 운영 과정에서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국제적인 경험을 쌓고, 일본 친구들을 사귀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학교 간 국제 교류의 매우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여행사를 통해 편하게 다녀온다면 히가시야마고등학교의 좋은 친구들, 선생님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을 테고, 일반적인 패키지 관광여행이 되기 쉬울 것이다. 대전동산고는 교류의 방식을 끊임없이 보완하면서도 새로움을 더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며 앞으로도 히가시야마고등학교와의 깊은 체감형 교류를 지속해 나갈 것이다. 2026년 겨울방학에도 진행될 다음 20기 교류단과의 동행이 벌써부터 매우 기대된다.
/류일위 대전동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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