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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개최된 제36회 대전광역시미술대전./사진=대전미술협회 제공 |
대전미술대전이 신진 작가 등용문 등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 온 점을 고려할 때 대회 위상을 지키기 위한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대전미술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이날 제37회 미술대전 개최 요강을 발표했다. 전시 기간은 7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전시 장소는 대전예술가의집 3층 전시실이다.
지난해 대전시립미술관 대관 취소로 개최가 불투명했던 대전미술대전은 협회가 다른 목적으로 대관한 장소를 대전미술대전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까스로 개최를 확정했다.
다만, 전시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기존에는 일반공모전과 초대작가전이 포함된 한 달 간의 대규모 행사였으나 이번에는 전시 기간이 짧아져 초대작가전은 사라지고 일반공모전만 나흘간 열리게 됐다. 코로나 시기에도 한 달 가량의 대규모의 전시를 이어온 대전미술대전이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으로 축소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에 전시 작품 수도 줄었다. 이전에는 약 1000점의 출품작 중 600점 정도가 전시됐었는데, 이번에는 최대 200점까지만 전시될 예정이다.
이에 지역 신진 작가의 등용문으로 역할을 해오던 대전미술대전이 경쟁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의 지원금을 확보하지 못한 여파도 크다.
협회의 정기총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대전미술대전의 총 세입은 1억 4100만 원이었으며, 그 중 46%에 해당하는 6480만 원이 시 보조금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는 보조금 확보가 무산돼 출품비만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전미술대전이 받는 총 출품비는 지난해 11월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언급된 2억 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7600만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올해는 전시 작품 수도 줄어 출품작 수가 지난해만큼 유지될 지도 미지수다.
전시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4개월로. 내부적으로도 추가 예산 확보 어려운 상황이다. 6~7월로 예상되는 추경에 기대를 걸 수 있지만, 확보 여부가 불확실해 당장 전시 규모를 확대하기는 어렵다.
예산 축소의 후폭풍이 가장 거센 곳은 상금이다. 기존에는 전체 대상 1000만 원, 종목별 대상 각 500만 원, 최우수상 200만 원, 우수상 50만 원이었으나, 올해는 전체 대상 300만 원, 종목별 대상 각 200만 원, 최우수상 100만 원으로 줄었고 우수상은 상장으로 대체하게 됐다. 총 상금이 37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외에도 대전미술대전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 인건비 등도 크게 줄었다.
대전미술대전은 중부권 최대의 전시이자 아마추어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로 명성을 떨쳤으나 올해는 그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올해의 위기를 넘긴다 해도 내년에도 규모를 회복하거나 유치가 가능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지만, 행정당국은 말을 아끼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시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나 지원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며 "예산과 대관은 의회와 대전시립미술관이 얽혀 있어 단독 결정이 어렵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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