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이 25년 전 100조 원 시대에서 7배 가까이 느는 동안에도 예산 대비 자체 수입(지방세·세외수입) 비율인 재정자립도는 뒷걸음친 곳이 상당수다. 세원(재원)의 중앙 편중성이나 지방 세제의 낮은 세수 신장성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재정자립도는 전년처럼 48.6%다. 재원조달 기능과 지출 기능 간 괴리가 여전하다. 도 36.6%, 시 31.5%, 자치구 28.1%, 군 단위 17.2% 등으로 하위 자치단체에서 더 악화하는 것도 문제적 실태다.
중앙정부-지자체 간 세원 불균형 해소는 계속 숙제로 남겨두고 있다. 지자체가 맡는 전체 국가사무가 많은 데다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더한 자체수입은 절반을 못 넘는다. 올해는 44.7%에 그친다. 쓸 만큼의 재원을 스스로 마련하도록 자주재원을 늘려야 지방소멸 등에 지방이 주도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중앙정부 정책 변화로 세입 감소의 위험에 노출되면 현 재정 상황 타개는 물론 원활한 지방자치 수행 역시 불가능하다.
재정자주도는 전년 대비 0.6%포인트(p) 줄어든 70.3%로 나타난다. 지자체 재정은 지방채 발행으로 빨간불이 켜져 있다. 비정상적인 세입 구조의 틀을 고쳐 국가 70%대 지방 30%로 늘려가야 한다. 조례로 자주 세원을 확충하게 법제화하거나 선택적 판단을 허용하는 공통세목 신설도 괜찮은 방법이다. 안정적 재정 기반 구축을 위해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내놓은 지방분권 헌법 개정안처럼 지방정부가 자주재정권을 갖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개헌 과정에서 꼭 논의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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