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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입상한 세종시 선수단 모습. 사진=시교육청 제공. |
3월 11일 시체육회 현황 자료를 보면, 육상과 레슬링, 테니스, 검도, 씨름까지 5개 종목만 고교까지 연계 진학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이 같은 안정적인 구조는 전국 소년체육대회 출전 성과로 이어졌다. 레슬링은 최근 3년간 금 3, 은 6, 동 7을 획득하며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씨름과 육상도 금메달 1개 이상을 수확했다. 테니스는 유일한 실업팀(시청)을 갖추고 있다.
이에 반해 수영과 탁구는 초·중등, 태권도는 중·고등, 축구와 펜싱은 초등, 탁구는 초·중까지만 연계되고 있다.
선수는 있으나 아예 학교 운동부가 없어 개별로 활동하는 종목들도 적잖다. 꿈나무 숫자만 골프 39명과 복싱 20명, 롤러 10명, 바둑 7명, 에어로빅 6명, 승마 4명, 스쿼시 3명, 빙상 11명에 달한다. 빙상의 경우,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장을 밤 늦게부터 새벽까지 매일 찾아 훈련해야 하는 아이들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학생들의 성적이 준수하다는 점은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학교 운동부가 있고 일부 지원이 뒤따른다면, 미래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으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전국 소년체전이나 전국 종별 대회 등에서 1위에 오르는 학생 선수들도 배출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종시 출범 이후 13년간 지역 유망주의 타 지역 유출은 해묵은 숙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 5년 기준으론 무려 200여 명이 외부로 빠져 나갔다.
시청과 교육청 등 공공기관부터 민간기업까지 다양한 사회 참여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앞으로도 현주소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면 위에 올라온 '세종사랑운동'의 또 다른 테마가 '미래 유망주' 육성으로 확대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년 2억 5000만 원을 기부하고 있는 오영철 시체육회장 등 소수 인사의 참여만으론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세종시 출신의 세계적인 선수 한 명 배출이 가져올 '도시 홍보'와 '체육 인프라 확충' 효과는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박지성(수원)과 손흥민(강원), 컬링(의성), 박세리와 오상욱(대전), 박찬호(공주) 등이 대표적 사례로 다가온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연계 육성 시스템 미비가 사실상 지역 체육의 가장 큰 문제다. 초·중 학교 선수들을 잘 양성해도, 고교와 대학, 실업팀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 모두 빠져나가고 있는 현실"이라며 "유일한 실업팀인 시청 테니스팀도 올 상반기 중 해체 가능성을 안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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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학교 운동부 현황. 사진=시체육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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