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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보던 전문의 2명이 올해 들어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중도일보DB) |
6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충남대 응급실에서 유인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응급환자를 진료하다 뇌졸중 증세로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월 28일 오후 1시 45분께 유 교수가 환자 상태를 살피던 중 몸 한쪽을 움직일 수 없는 편마비 증세를 겪으며 유 교수가 수행하던 진료는 급히 중단되고 그를 오히려 응급실에 입원시키는 절차가 진행됐다.
유 교수는 1996년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장으로 부임해 30여 년간 응급실을 지키며 지역에 응급의학이라는 개념을 뿌리내린 전문의다. 그가 개설한 충남대 의대 응급의학과에서 수학해 전문의가 된 이들이 건양대병원과 을지대병원 등에 응급의학과를 만들었을 정도로 응급실을 지금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당사자이기도 하다. 정부의 일방적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사직한 전공의들을 안쓰러워하며 응급실을 묵묵히 지켜왔다. 유 교수는 뇌졸중의 원인이 된 심근경색에 대한 수술을 받고 지금은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그는 응급실 근무를 시작하면 한 번에 10시간 또는 14시간씩 쉬는 시간 없이 이어지는 중환자 진료를 한 달에 12차례씩 근무했다.
이보다 앞서 1월 17일 대전을지대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50대 정형외과 전문의가 아침 출근 전 역시 뇌졸중으로 응급입원하는 일이 있었다. 해당 전문의는 주간에 본인의 진료와 수술을 마치고 주말과 공휴일에 응급실 당직을 스스로 자원해 근무했다.
전공의가 빠져나가고 교수들이 돌아가며 응급실을 지키는 비상 진료체계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동료 전문의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가 공휴일과 주말마다 당직을 자처하듯 근무했다. 그는 한쪽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응급실로 돌아와서 진료를 받았다. 한동안 입원치료를 거쳐 다행히 상태는 완쾌돼 다시 진료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소아환자를 수술할 수 있는 지역에 몇 없는 전문의로서 병원 내에서도 의정갈등 공백을 온몸으로 막아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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