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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 무량사에 보존돼 있는 '무량사 미륵불 괘불탱'./사진=국가유산청 제공 |
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조선 후기 괘불도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앞으로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도 이변이 없으면 오는 4월 10일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괘불도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거행할 때 걸어놓았던 대형 불교 회화 작품으로 그 규모와 다양한 도상이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으로 손꼽힌다. 과거에는 '괘불탱'이라 불렸으나 최근 '괘불도'로 명칭이 통일됐다.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꾸준히 조성돼 온 괘불도는 현재 '안심사 영산회 괘불탱' 등 7점의 국보와 '죽림사 세존 괘불' 등 55점의 보물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약 120여 건이 전해지고 있다. 이번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까지 국보로 승격되면 총 8점의 국보 중 충청권에서만 5점을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국보 지정 예고는 해당 작품의 재평가로부터 시작됐다.
앞서 1997년 8월 8월 국가 보물로 지정됐지만, 2017년 괘불탱에 대한 학계 연구가 다시 진행되면서 재각광을 받으며 국보로 승격 자격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번 국보 지정 예고는 1997년 9월 22일 7점의 괘불이 동시에 국보로 지정된 후 28년 만이다.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길이가 약 14m에 달하는 초대형 불화로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신체를 아름답게 장식한 모습의 보살형 입상 형식으로 그려져 있다. 본래는 결가부좌한 좌상 형태였던 괘불도가 점차 입상 형식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이러한 입상 형태 괘불의 시작점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 작품에 대해 "이러한 장엄신 괘불의 시작점을 연 작품이란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하다"며 "초대형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균형 잡힌 자세와 비례, 적·녹의 강렬한 색채 대비, 밝고 온화한 중간 색조의 조화로운 사용으로 종교화의 숭고함과 장엄함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또, 그림 하단에 기록된 정보를 통해 법경, 혜윤, 인학, 희상 등의 제작 화승과 1627년(조선 인조 5년)이란 제작 연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에 국보로 지정된 다른 괘불도들 보다도 제작 시기가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륵(彌勒)'이라는 주존의 명칭이 명시돼 있어 일찍이 충청지역에서 유행했던 미륵대불 신앙의 전통 속에서 제작된 괘불도임을 알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해당 작품은 이후에 제작되는 유사한 도상의 괘불 제작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우리나라 괘불도의 확산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 규모와 장엄성, 시기성, 상징성, 예술성 등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 괘불도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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