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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교무부장으로 있던 시절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들을 며칠 전에 만났다. 그땐 아직 교직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 선생님이었는데, 어느덧 부장을 하고 승진을 고민하는 나이가 되어 있었다. "한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없어 연락을 못 했는데, 그래도 가끔 부장님 생각이 났어요."라는 말을 하면서 "교장선생님이란 말이 어색해요. 아직도 저희는 부장님이 편하네요."라며 너스레를 떨며 그동안 살아왔던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5시간 넘게 수다 삼매경에 빠졌었다. 선생님들은 모이면 학교 이야기밖에 할 게 없는 듯, 시종일관 학교 이야기만 나누게 되는 게, 영락없는 교사라는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한 선생님은 교무부장으로, 한 선생님은 연구부장으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었고, 내가 젊었을 때 교육활동을 위해 열심히 살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자신들의 롤모델이었다는 말에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된다는 건 어떻게 보면 참 부담스러운 일이다. 난 그저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던 것밖엔 없었는데 내가 닮고 싶은 롤모델이라고 하니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나를 더욱 채찍질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예전의 교직 선배들이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교육활동 했던 것을 보고 배운 대로 지금 자신도 열심히 교육활동을 해나가고 있다는 후배 교사를 보며 직업인으로서의 교사가 아닌 소명감을 갖고 살아가는 많은 교사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근래 선생님들은 학교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대다수 소명감을 갖고 교육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선생님들이 또다시 좌절감을 맞아야 하는 안타까움에 마음을 쓸어내리고 있다. 교사는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는 중요한 책임이 있다. 단지 지식만 가르치는 것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강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난 교육의 중심에는 학생이 있고, 학생을 위해 학교가 존재하는 것이란 생각으로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에 학생을 두고 수업과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끊임없이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난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했었고, 교육활동을 함에 있어 "의미 있는, 가치 있는" 교육활동을 하기 위해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가만히 돌이켜 보면 내가 평교사일 때, 학생들 교육을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아왔었던 것 같다. 내가 바라봤던 선배님들, 그리고 함께 근무했었던 대부분 선생님들이 교육에 헌신적이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나 또한 열심히 교육활동에 전념하는 선배 교사들을 보면서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며 교직 생활을 해왔었다. 최근에도 정말 헌신적이고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선생님으로서 학생 교육이 중심이기보다 자신의 삶에 더 무게를 두는 교사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선배가 열심히 교육활동을 했던 모습을 보며 자신들도 그때 선배들의 모습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교육 현장에서 선배 교사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교사라는 이름으로 학생을 중심에 둔 교육, 소명감을 갖고 교육활동을 펼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후배 교사들을 응원하며, 이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이 더 존경받고 신뢰받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강소진 태안 안면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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