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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한 의대에서 2024년 4월 교수가 수업을 위해 빔프로젝터를 켜고 교재를 펼쳤으나 학생들은 교실에 나오지 않았다. (사진=중도일보 DB) |
5일 충남대와 건양대, 을지대 의대에 따르면, 이틀째 빈 교실에 교수만 출석하는 파행이 이어졌다. 충남대 의대 재학생 중 지난해 591명이 휴학하고 학교를 떠났는데 이 중 올해 복학한 학생은 21% 수준인 126명이다. 이렇게 학교로 돌아온 126명 중 87명(69%)은 의예과 2학년 학생으로, 이들은 작년 휴학 후 올해까지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되는 상황을 일단 피하기 위해 복학한 것으로 보인다. 복학은 이뤄졌으나, 상당수 학생들이 자신이 수강할 수업을 정하지 않고 수강신청도 안 하고 있다.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은 대전과 충북에 있는 건양대 의대와 을지대 의대, 충북대 의대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일 오전에 이뤄진 충북대 의과대학 의예과 전공 필수 수업에서 교실에 출석한 학생은 1명이었다. 지난해 휴학 후 올해 복학한 예과 1학년 학생과 2023년도 입학생이 반드시 이수하는 필수 교양과목이었으나 수강을 신청한 학생은 4명뿐이었다. 건양대 의대에서도 2~4학년 학생들은 휴학을 연장하거나 복학을 신청했더라도 수강을 신청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난 4일 개강일에 대부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대전에 있는 을지대 의대 역시 지난해 휴학생들 대부분 건강이나 아르바이트 등의 이유로 복학 어렵다는 뜻을 밝히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의대 교수들은 담임과 제자 사이에 있는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해 복학과 수업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더욱이 복학한대서 의사 양성을 위한 교육이 정상화되는 게 아닌 상황이다. 제적을 피하기 위해 한두 과목만 수강하며 최소 학점만을 이수하는 방식으로 수업 거부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복귀 선결 조건인 의대 정원 협의는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는 2026학년도 정원을 증원 전 규모인 3058명으로 조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2000명 증원을 백지화하고 3058명으로 돌아가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도 부처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설치에 필요한 법률안도 제정되지 않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초고령사회에도 국민건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구조개혁은 멈출 수 없는 과제로써 20~30년 가까이 미룬 개혁논의를 또다시 미룬다면 정부의 직무 유기"라고 밝혔다.
고미선·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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