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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균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후원회장 |
3·8민주의거 주역들은 당시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이었다. 그들은 비록 고등학교 학생 신분이었지만 자신들이 민주국가를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는 자긍심과 여든을 넘은 고령이지만 여전히 뜨거운 3·8정신을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 새삼 3·8민주의거 65주년을 맞이하여 3·8정신을 새겨 본다. 대구, 대전, 마산에서 서울로 이어진 학생들의 3·8정신은 자유당 정권 시절 '빽'으로 통하던 공직사회가 보다 안정적이며 실력이 우선되는 사회로 바뀌도록 했고, 나아가 나라 사랑 정신으로 승화되어 보다 확고한 국가관 확립의 기초가 되었다.
3·8민주의거는 2018년 11월 2일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2024년 11월 19일 대전시 중구 선화동에 기념관이 건립되었다. 이는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자부심을 고양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며 대전이 민주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의의가 있다. 그동안 3·8민주의거 기념사업회에서는 시민들에게 3·8민주의거를 알리고, 무엇보다 무형인 3·8민주의거가 유형의 실체를 갖고자 기념관 건립을 위해 힘을 모았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도움 덕분에 자랑스러운 기념관이 마련되었다. 그렇지만 기념사업회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더 뜻깊은 일을 추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첫째, 초·중·고 교과서에 3·8민주의거를 등재하는 것이다. 자유·민주·정의를 위한 고등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3·8민주의거 정신을 교과서에 등재하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민주주의 정신을 길러줘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우리의 민주화 역사를 통해 자긍심이 커지기를 기대한다.
둘째, 유공자 발굴이다. 당시 의거 당사자는 맨손의 고등학생들이었으며, 무장경찰의 강력한 제지로 부상자가 속출하였다. 그러나 그 시절의 열악했던 언론 보도 자료와 부상자의 병원기록을 찾을 수 없다 보니 국가로부터 유공자 지정을 받을 수가 없었다.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독재정권으로 가던 자유당 정권을 무너뜨린 정의로운 의거에 앞장섰던 참여 세대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야 한다. 의거 주역들은 이미 타계한 사람도 많고, 팔순이 넘어 기억도 희미해지고 있다. 미비한 실증자료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인우보증에 의해서라도 유공자 발굴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활발한 유공자 발굴은 우수한 민주화 사례로 남을 것이다.
셋째, 세계 민주화 운동의 선진지로 평가받는 도시와 연계한 국제 심포지엄 개최이다. 세계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과 전개 과정은 나라마다 다르다. 각 나라 또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 정신을 공유하고, 앞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토론하는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전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3월 8일을 '대전시민의 날'로 제정하는 것이다. 충청권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3·8민주의거는 대전의 역사이며, 숭고한 민주정신이다. 대전시민들의 열열한 응원과 보살핌 속에 되찾은 자유·민주·정의의 3월 8일을 '대전시민의 날'로 제정하는 것은 대전의 긍지요, 대전시민의 자랑일 것이다. 대구의 2월 28일은 대구 시민의 날, 경남과 마산의 3월 15일은 경남 도민의 날, 마산 시민의 날로 제정되어 시민들이 기념하고 있는 사실에 빗대어 보면 아직도 대전은 3월 8일을 '대전시민의 날'로 제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유감이 아닐 수 없다. 3·8민주의거 65주년을 맞아 우리의 염원인 '대전시민의 날' 제정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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