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수미초 강당에서 신입생 9명이 입학식에서 교장 선생님과 대면하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
4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수미초 본관 3층 강당.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 9명을 맞이하는 입학식에서 재학생 대표로 나선 6학년 배정호 학생이 선배로서 의젓한 모습을 보이며 입학하는 후배들을 환영했다.
배정호 학생은 "학교 뒤로는 산이, 앞에는 갑천이 흐르고 있어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아름다운 곳"이라며 "학교에서 아름다운 산과 강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라고 학교를 소개하며 다소 경직된 1학년 동생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격려사를 듣는 와중에도 신입생들은 불안한 듯 뒷자리에 앉아있는 부모님을 연신 돌아보기도 했다.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40명가량의 6학년 학생들은 1학년들의 긴장한 모습을 보며 귀엽다는 듯 바라봤다.
입학식에선 이영균 교장이 직접 교사를 소개하며 신입생 학부모들과 대면 인사를 진행했다. 이어 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언급하며 수미초 학생들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장은 "수미초 학생들은 좀 느리고 힘들어도 끝까지 잘 이겨낼 수 있길 바란다"며 "혼자서만 가는 건 아니고 선생님, 선배,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서 천천히 끝까지 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
4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수미초 신입생을 축하하기 위해 6학년 학생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오현민 기자 |
늦둥이 딸을 얻고 다른 부모들보다 늦게 자녀를 입학시키는 조용원(54) 씨는 남들보다 더 애틋한 마음으로 자녀를 살뜰히 챙겼다. 조 씨는 "일반적으로 봤을 땐 소규모학교보다 비교적 학생 수가 많은 곳을 보내는 게 맞지만 바로 앞에 위치한 정림중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만족도는 수미초가 최고라고 전해들었다"며 이곳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학생 수가 적어 교우관계도 끈끈해질 것이고 어린 나이엔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라 촘촘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녀의 소중한 입학을 함께하기 위해 3대가 함께 축하하는 모습도 보였다. 손녀의 입학식을 묵묵히 지켜보며 자녀의 입학식 때를 회상하던 안정수(65) 씨는 "옛날 입학식 땐 강당에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 지금은 너무 휑해서 보기 안 좋다"며 "1학년 1반 옆에 바로 2학년 1반이 있으니까 학교는 큰데 학생들이 너무 없어서 교육활동에 지장이 있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고 근심했다.
![]() |
4일 오전 11시 입학식을 마친 신입생 9명과 학부모들이 교실로 이동해 담임교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
같은 날 오전 10시. 지난해 9월 개교 후 첫 신입생을 맞이하는 대전둔곡초도 입학식을 진행했다. 이날 86명의 신입생과 다수의 학부모가 참석하고 간단한 학교생활 설명에 나섰다. 이후 학생들은 각자의 반으로 흩어졌고 학부모들은 따로 교실에 방문하는 과정 없이 강당에서 자녀와 헤어졌다.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대전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 수는 1만 186명으로 2024년 1만 1219명에서 1000명가량 줄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올해 대전 내 신입생 수 10명 이하인 곳은 대전수미초를 비롯해 총 11곳(동명초(7명)·산흥초(8명)·대전자양초(7명)·세천초(9명)·장동초(9명)·기성초(7명)·기성초 길원분교(0명)·대전성천초(4명)·대전수미초(9명)·봉암초(5명)· 남선초(4명))이다.
이영균 대전수미초 교장은 "소규모 학교다 보니 학생들의 단체 활동이 조금 우려되긴 하지만 아름다운 환경에서 작지만 강한 아이로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수미초에 입학하는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