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전국 최초 폐교위기 살리는 농촌보금자리사업...지역소멸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주목

서천군이 마산면에 조성한 농촌보금자리 주택

서천군이 추진하는 마산면 농촌보금자리 조성사업이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농촌과 학교를 잇는 희망의 둥지로 주목받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등학교 38곳이 폐교될 예정이며 이 중 88%가 지방학교다.

서천군에서도 개교 102년이 된 마서면 서남초와 90년 역사의 문산면 문산초가 문을 닫았다.

이 같은 현실에서 마산면 농촌보금자리는 전국 최초로 폐교 위기 학교 인근에 조성된 사례로 지방소멸 대응의 대표적 모델로 관심을 끌고 있다.

2월 진행된 1차 입주를 통해 천안, 아산에서 온 5명의 학생이 부모와 함께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입주민들은 깨끗한 신축 단독주택과 학교와의 가까운 거리 등을 선택 이유로 꼽았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성장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쾌적한 신축 주택에 기본 생활집기까지 갖춰져 있어 정착 부담이 줄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입주한 학생들은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마산초등학교로 전학해 소규모 학급 환경에서 맞춤형 교육을 받는다.

충남도교육청은 농촌유학 가구당 월 60만원의 체류비를 지원하며 마산초에 프로그램 운영비 500만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충남도교육청의 농촌유학 프로그램은 도시 초등학생이 일정 기간 농촌 소규모 학교에서 생활하며 자연과 마을, 학교와 연계된 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2024년 공주시 마곡초 등 2개교에서 시범 운영된 후 올해부터 본격 확대됐으며 2024년 12월 모집을 통해 서천 마산초를 포함 4개교에 19가구 31명의 유학생이 선정됐다.

마산초 양기우 교장은 "추가 예산을 확보해 밴드, 생태환경, 스포츠 등 다양한 동아리를 운영하고 AI 융합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1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마산초는 이번 농촌유학으로 5명이 추가 전학하면서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2022년 10월 착공한 마산면 농촌보금자리사업은 9세대 중 4세대의 입주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5세대는 5월까지 공사를 마친 뒤 6월 2차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해당 주택은 가구당 90.68㎡(27평) 규모로 방 3개, 욕실 2개, 테라스, 넓은 마당을 갖춘 친환경 목조주택이다.

내부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기본 생활집기가 갖춰져 있다.

공사업체 관계자는 "단열 효과가 뛰어난 미국식 3중 유리 시스템 창호와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해 아토피 걱정없는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서천군은 마산면에 이어 화양면 옥포리에도 추가 임대주택을 조성하고 있으며 2026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서천군 농어촌 유학활성화 및 지원 조례안을 공포해 농촌유학 가구의 주거비와 교육프로그램 지원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기웅 군수는 "농촌보금자리사업을 통해 농촌과 학교를 함께 살리는 모델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도시민이 서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착 청년들의 일자리 환경 조성을 위해 주택 옆에 500평 규모의 사무공간을 조성하고 IT 개발자와 관련 종사자들이 자연 속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추진된 만큼 향후 지속적인 사업확대 의지도 강조했다.

이처럼 마산면 농촌보금자리사업은 농촌과 교육을 연계한 성공 모델로 자리 잡으며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천=나재호 기자 nakij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