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학문 분야에서 정점의 성취를 이룬 박사 학위 취득자들의 현실은 청년 취업난의 심각한 상황을 방증한다. 통계청의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3만5000명(0.5%) 증가했지만, 15~29세 청년 취업자 수는 21만8000명(-5.7%)이나 급감했다. 문제는 비상계엄 후폭풍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등 통상 압박이 심해지면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제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기업의 채용 환경 변화도 청년층 취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 중 수시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은 63.5%에 달했다. 응답 기업 61.1%는 올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이 경력직 수시 채용을 선호하고, 채용을 미루는 긴축 경영은 청년 취업난을 고착화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의 저비용·고성능 AI(인공지능) 모델인 '딥시크' 등장은 한국 과학기술의 암담한 현주소를 드러냈다. 2022년까지 최근 10년간 해외로 유출된 이공계 인재는 석박사 9만6000명 등 33만명이 넘는다. 더욱이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이공계는 '의대 광풍'에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청년층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고용 환경 조성 등 정부의 다각적인 대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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