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 소대헌·호연재 고택 모습./사진=중도일보 DB |
26일 대전시에 따르면, 김호연재 문학관은 현재 잠정적인 부지 확정 외에 뚜렷한 청사진이 마련되지 않았다.
당초 대덕구 주도로 추진됐던 김호연재 문학관 건립 사업은 예산 문제로 인해 광역지자체로 이관됐는데, 시 차원에서도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것이다.
김호연재는 조선 중기 여성 시인으로,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인 소대헌 송요화의 부인이다.
그녀는 42년의 짧은 생애 동안 244수의 한시를 남겼으며, 신사임당, 허난설헌과 더불어 조선 3대 여성 문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김호연재는 '남초', '취작' 등의 작품을 통해 당대 사회의 남성 중심적 가치관에 도전하는 페미니즘적 메시지를 담아내 주목받았다.
그녀와 남편 송요화가 거주했던 대전 소대헌·호연재 고택은 2016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으며, 대덕구 역시 김호연재의 삶과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김호연재 여성 문화 축제'와 '대한민국 김호연재 여성 휘호대회' 등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에서 대덕구는 김호연재의 삶과 문학적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한 김호연재 문학관 건립 추진에 나섰다.
그러나 건립 논의가 시작된 지 2년이 다 돼가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기초 계획 수립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 구체적인 규모와 착공 시기 등 로드맵은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
대덕구가 김호연재 문학관 건립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2023년 4월이었다. 예산 문제로 인해 구는 2024년 6월 시로 사업을 넘기면서 2027년 완공 목표로 건축비 80억 원을 들여 동춘당 공원 내에 김호연재 문학관을 건립하고자 하는 내용을 시와 협의했다. 그러나 시 사업으로 이관된 지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기서 진전된 내용은 없다.
지역 문학계 일각에선 사실상 민선 8기 안에 가시화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한 문학계 관계자는"김호연재는 조선 중기 여성 문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문인 자체로도 손에 꼽히는 인물"이라며 "김호연재 문학관이 생긴다면 기존의 문학관이 다루지 못한 부분을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대전 지역의 관광지로도 거듭날 수 있기에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현재 내부 검토 단계에 있으며, 다음 달에는 기본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민선 8기 내에 사업을 완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1년 이내에 사업 추진의 물꼬를 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