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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헌법위반을 이유로 탄핵 소추를 의결했다. 그로부터 두 달 넘게 지속되어 온 탄핵 정국이 어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탄핵심판 결과는 약 2주 후인 3월 11일쯤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탄핵 정국은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겪었던 것과 달리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대결이 횡행 되었다는 점에서 그 여파가 클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법원 난입과 같은 폭동사건은 정상적인 탄핵과정이 상궤에서 크게 벗어나게 했다.
잘 알다시피 탄핵과정은 헌정 주의에 따른 정상적인 정치과정의 일환이다. 대체로 정치과정은 정상적 과정과 비정상적 과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는 일상정치, 지방선거,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 개헌, 탄핵 등과 같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운용되는 과정이라면, 후자는 사회경제적 위기, 혁명, 내전, 전쟁 등과 같은 비상사태에 직면해 헌법에 따라 법률 행위가 제한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이번 탄핵과정이 정상적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가치와 이익을 둘러싼 사회적·정치적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됨으로써 마치 정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일부 오인된 측면은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지금부터는 국회나 윤 대통령의 시간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시간이다.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를 기각하든지 인용하든지 양단간에 결단을 내릴 것이다. 이제부터 헌재의 재판관들을 제외한, 탄핵과 관련한 모든 정치행위자는 겸허한 자세로 판결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설사 억울하고 분하더라도, 또는 황당하고 화가 나더라도 세상의 이치를 아는 만큼 성찰하고 관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판결 이후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이고 차선인지를 심사숙고할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그동안 품었던 생각과 마음가짐을 버리고 새롭게 바꾸는 심기일전(心機一轉)이 중요하다.
헌재가 탄핵 소추를 기각한다면,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더라도 대통령직에 복귀해 국정을 운영할 것이다. 이럴 경우 윤 대통령은 그동안의 '적대와 배제의 정치'에서 벗어나 '경합과 협치의 정치'로 국정을 운영하고, 대통령 권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해야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것이다. 반면에 탄핵 소추가 인용된다면, 정국은 곧바로 대선 정국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럴 경우 미래 비전과 리더십을 놓고 정치세력 및 후보 간의 경쟁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먼저 탄핵에 대한 윤 대통령의 허심탄회한 승복이 이뤄져야 하며, 다음으로 주요 정치행위자들의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이 더욱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등 4인이 참여하는 '국정협의회'가 심각한 민생 현안과 트럼프발의 미증유의 도전에 대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정자로 나서야 할 것이다. 각 정당의 지도부는 탄핵국면에서 상처받고 분노한 국민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국민통합의 대열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역시 민생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지역민들과의 소통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끝으로 시민들은 이들 정치행위자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가오는 3·1절 연휴에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미안코 어리석은 양" 도심과 들녘에서 봄을 만끽하길 바란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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