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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전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역에선 최근 들어 중고 의류 상품을 세탁해 진열해 판매하는 빈티지숍이 확산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옷 하나당 가격이 책정되기보다는 100g 또는 1kg당 금액으로 책정해 판매하는 창고형 매장부터 고가의 의류를 소비자가 절반 이하로 판매하는 의류점까지 다양하다. 대전의 한 빈티지숍은 의류를 100g당 1800원, 1kg당 1만 8000원에 판매 중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입소문을 타 이른바 보물창고로 불린다.
이전까지 빈티지숍은 대전 중구 중앙시장이 대표적이었다. 중앙시장을 제외한 지역에선 좀처럼 구제 의류를 판매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현재는 중구 대흥동, 은행동, 중촌동, 서구 둔산동, 유성구 궁동 등 지역 곳곳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고 제품이라도 최신 유행에 맞춘 다양한 상품군들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소규모의 작은 숍부터 운동장을 방불케 하는 창고형 매장까지 다양하다. 빈티지숍의 열풍은 지역 유통가에서도 팝업 스토어로 오픈할 정도다. 빈티지숍이 인기를 끄는 데는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빈티지숍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김 모(28) 씨는 "눈을 잘 뜨고 찾아보면 내가 원하던 의류나 액세서리 등을 찾을 수 있어 새 제품을 살 돈으로 더 많은 의류를 구매할 수 있어 종종 찾는다"며 "새 옷이라도 브랜드에서 할인을 하지 않으면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빈티지숍은 고가의 옷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의류뿐만 아니라 가구 등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리퍼브매장도 인기다. 리퍼브 제품은 단순 반품되거나 미세한 흠집이 난 제품이지만, 시중가보다 저렴한 제품을 뜻한다. 이사철을 앞두고 소파와 식탁 등 가구를 찾는 이들은 새 제품보다 저렴한 리퍼브 제품을 찾기도 한다. 주부 최 모(45) 씨는 "가구·가전을 한 번에 구매하면 목돈이 나가다 보니 저렴하게 구매하기 좋다"며 "소파 등은 리퍼브 제품을 활용하면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인테리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분간 이런 소비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2025년 2월 대전·세종·충남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가구 등의 내구재 소비지출 전망은 86으로, 1월(87)보다 1포인트 줄었으며 의류비 소비지출도 1월 86에서 2월 84로 2포인트 하락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중고라는 인식이 남이 쓰던 것이라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현재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인식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경기 상황이 어려워 짠물 소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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