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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대 대전시의회 의원 일동. |
본회의장에서의 공개적인 충돌과 자리다툼, 의원단 내부 갈등, 의회 업무추진비 운영 등 부정적 모습이 민낯으로 표출돼 당장 지역 야권으로부터 "이보다 더한 추태가 없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빠른 사태 수습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박 의원은 20일 열린 제28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진행했다.
충청광역연합의회 원구성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고,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의, 민원 처리, 업무추진비 사용과 같은 동료 의원들의 전반적인 의정활동도 지적하는 등 일방적인 훈수와 질타가 이어졌다.
그러자 좌석에 있던 의원들도 "동료 의원에 대한 모독 발언을 중지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연합의회 원구성에 참여한 김선광 의원은 신상발언을 요청해 "동료 의원들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되돌아 보라"며 "동료 의원 간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신상발언 사태의 여진은 심각하다. 박 의원의 신상발언이 결국 자신의 연합의회 제1부의장 낙선과 전·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소외된 데 따른 분풀이라는 해석이 대체적이지만, 이런 배경과는 무관하게 의회 신뢰도와 이미지는 이미 타격이 크다.
박 의원의 신상발언 내용뿐만 아니라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감정 섞인 고성을 주고받고, 어수선한 모습을 그대로 지역사회에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의회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적 인식을 더욱 키운 꼴이 됐다.
지역 야권의 비판 지점도 고성과 막말, 자리싸움, 업무추진비 운영에 집중됐다. 대전시의회 전체 22석 중 20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는 의석 구도를 문제 삼아 다양한 정당 진출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접근도 시도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논평에서 이날 본회의를 '막장 드라마'로 표현하고 "이보다 더한 추태는 없다. 대전시의회가 의회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채 끝없는 추태를 이어가고 있다"며 "시민을 위한 정책 논의는 고사하고, 자리싸움과 막말, 예산 유용이 판치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지곤 조국혁신당 대전시당 수석대변인은 "이러한 추태는 국민의힘이 장악한 대전시의회의 왜곡된 권력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장악한 대전시의회의 불균형한 구도를 바로잡고 불법, 편법, 관행을 혁파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단과 의회 내부 분위기는 처참하다. 빠른 사태 수습이 필요하단 주문이 나오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박 의원에 대한 징계 역시 추가적인 비방 폭로를 불러올 수 있는 데다 외부에선 보복성 조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
의회 모 인사는 "치열했던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도 본회의장에선 직접적인 충돌을 피했다"며 "정당 간 대립이나, 특정 정치 사안도 아니고 의회와 의원단 내부적인 일로 이렇게 갈등을 표출할 줄은 몰랐다. 어렵겠지만 사태를 조속히 수습해 의회의 제 위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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