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목원대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박사 90명 등 1635명
가영씨 부모 명예졸업증서 받아 "학교·친구들 기억해줘 감사"

  • 승인 2025-02-20 16:39
  • 신문게재 2025-02-21 6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목원대2
20일 오전 목원대 채플에서 열린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씨가 이희학 총장으로부터 가영씨의 명예졸업증서를 받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고 박가영씨의 아버지 박계순씨가 박가영씨의 명예졸업증서를 바라보는 모습. /목원대 제공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가 동기들과 함께 졸업의 순간을 맞았다. 패션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던 꿈 많던 대학생은 이날 학사모를 쓰지 못했지만, 그가 사랑했던 캠퍼스는 빛나던 열정을 기억하며 명예졸업을 선사했다.

목원대는 20일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갖고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참사 가영씨는 당시 목원대 섬유·패션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올해 23세가 된 그의 동기들은 졸업을 한다.



가영씨는 중학교 시절 TV에서 목원대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의 패션쇼를 보고 패션을 통해 사회의 그늘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대입 준비과정에서 실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학원에서 하루 9시간씩 미술실기 수업을 받았고, 2021년 목원대 섬유·패션디자인과에 합격했다.

대학 진학 후 가영씨는 미국 뉴욕에서 패션을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유학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방학마다 하루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력했다. 참사 당일에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와 전시회를 보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했다. 캐나다의 한 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에도 지원했지만, 합격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열정과 꿈은 비록 중단됐지만, 목원대는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고 박가영씨의 명예졸업증서를 어머니인 최선미씨에게 전했다. 최 씨는 "딸아이가 와야 하는 졸업식에 엄마만 오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가영이가 사랑했던 학교와 친구들이 가영이를 기억해 주고, 가영이의 꿈을 소중히 여겨 주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영이가 바라던 따뜻하고 희망이 가득한 세상이 펼쳐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희학 총장은 "박가영씨는 패션을 통해 세상을 더 아름답고 따뜻하게 만들고자 했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누구보다 가족과 친구를 아꼈던 목원의 가족이었다"며 "목원대는 그의 빛났던 열정을 기억하며 그가 꿈꾸었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목원대는 이날 박사 90명, 석사 157명, 학사 1388명 등 총 1635명에 학위를 수여했다. 또 '2024년 네이버웹툰 최강자전'에서 대상을 받은 웹툰학과 19학번 문도현씨가 졸업생을 대표해 인사를 전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3.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4.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5.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1.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2.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3.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4.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5.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