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악성 댓글' 솜방망이 처벌로 못 막는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악성 댓글' 솜방망이 처벌로 못 막는다

  • 승인 2025-02-20 17:53
  • 신문게재 2025-02-21 19면
익명성에 숨어 무자비하게 비수를 꽂는 '악성 댓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사에 의해 희생된 김하늘 양 사망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유가족의 발언 등을 놓고 허위 사실을 악의적으로 퍼뜨리는 '악플러'(악성 댓글을 올리는 사람)들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정도가 심한 악성 댓글 5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고, 총 388건의 악성 게시글을 방송통신심의위에 삭제 또는 차단을 요청했다.

사건 본질과 무관한 유가족 신상털기 등 악성 댓글에 대한 폐해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179명이 희생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악성 댓글 수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전담수사반을 편성해 악성 댓글 총 243건을 수사해 20명을 검거하는 등 총 58명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유가족협의회장은 "가슴을 후벼 파는 악성 유투버와 댓글은 죽을 때까지 기억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근 천재 아역 배우 출신 김새론이 세상을 등진 사건은 악성 댓글이 '살인 병기'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시켰다. 김새론은 3년 전 음주운전 이후 생활고와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재기를 꿈꿨으나, 연예 유투버의 집요한 괴롭힘과 악성 댓글에 결국 쓰러졌다. 문제는 '사이버렉카'로 불리는 유투버들이 조회 수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악성 댓글과 루머를 자양분 삼아 주목을 끌고, 가학적인 댓글을 유도하는 악순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악플러에 대한 처벌은 정작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악성 댓글 처벌의 근거가 되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 수위가 높지만 실제 판결은 낮은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조계에선 법률상 형량이 낮지 않으나 처벌 수위가 낮으니 악성 댓글이 근절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양형의 강화와 악의적인 댓글의 반복 등 범죄 혐의가 뚜렷한 악플러를 가중 처벌하는 입법이 시급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2025년 세종시 행복도시 아파트 '3425호' 공급 확정
  2. [현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가보니...亞 최초 몬스터월 눈길
  3. [사설] 철도 지하화, 지자체 재정 부담은 숙제다
  4. 대전 초등생 희생사건 지역사회 트라우마…심리상담 발길 이어져
  5. [사설] '악성 댓글' 솜방망이 처벌로 못 막는다
  1. [썰] 대전시의회 또 박종선, 뒤끝 가득한 신상발언?
  2. 세종시 9개 공공기관, 청렴 교육으로 공직 신뢰 강화
  3. 생명연 실험용 원숭이 수입 업무처리 등 부적절 NST 감사 지적
  4. 대전노동청, 임금체불 지자체 공무원 체포
  5. 한국영상대의 로맨틱 코미디 '로망스',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

헤드라인 뉴스


14년 흉물 대전 현대오피스텔, 정비사업마저 `지지부진`

14년 흉물 대전 현대오피스텔, 정비사업마저 '지지부진'

대전역과 복합터미널을 잇는 중심에 위치하고도 지난 14년간 속 빈 건물로 남은 동구 성남동 현대그랜드오피스텔이 재건이냐 폐허로 그대로 방치되느냐 중요한 시간을 맞이했다.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정비사업 대상지이지만, 사업시행에 필요한 소유주 동의율이 부족해 아예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상 18층의 화약고 같은 위험을 청산하고 정비사업을 시행해 지역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14년 넘게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된 대전 동구 성남동 현대오피스텔이 5년 전부터 시행 중인 정비사업마저 지..

[르포]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직접 방문해보니… 인피니티 풀이?
[르포]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직접 방문해보니… 인피니티 풀이?

20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새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다음 달 5일 개장식에 앞서 대전시가 이날 지역 언론사 기자 등 100여 명을 초청 프레스데이를 연 것이다. 야구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야구 모자와 배트를 든 꿈돌이와 꿈돌이 가족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했다. 꿈돌이 가족을 본 참석자들은 "귀엽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사진을 찍었다. 볼파크는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날 투어는 4층부터 시작됐다. 4층은 볼파크의 최고층으로 야구장 전경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가 동기들과 함께 졸업의 순간을 맞았다. 패션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던 꿈 많던 대학생은 이날 학사모를 쓰지 못했지만, 그가 사랑했던 캠퍼스는 빛나던 열정을 기억하며 명예졸업을 선사했다. 목원대는 20일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갖고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참사 가영씨는 당시 목원대 섬유·패션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올해 23세가 된 그의 동기들은 졸업을 한다. 가영씨는 중학교 시절 TV에서 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팬들이 기다리던 꿈의 구장…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커밍쑨’ 팬들이 기다리던 꿈의 구장…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커밍쑨’

  • ‘유물을 지켜라’…한국족보박물관 소방훈련 ‘유물을 지켜라’…한국족보박물관 소방훈련

  • ‘봄이 오고 있어요’ ‘봄이 오고 있어요’

  •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