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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수 소장 |
현대그랜드오피스텔 건물은 2020년 국토부의 '소규모주택정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태다. 그 사이 오피스텔 건물은 흉물로 전락해 성남동 일대의 슬럼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일부 점포 상인들이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고 있어 오피스텔 상가 소유주인 문 씨가 건물 임시 관리인을 자처했다. 지하주차장 침수 문제 탓에 사비로 배수펌프 기계를 새로 들이고, 비상용 전기를 끌어다 놓는 등 일부 전기세와 수도 사용을 지원하고 있다.
문 씨는 "2011년에 일부 점포들의 사정이 어려워져 단전·단수 되고 난 후 건물 리모델링을 해주겠다며 사기꾼까지 접근해 남아 있는 상인들이 상처를 입기도 했다"며 "정부 사업에 기대를 걸었는데, 소유주 동의를 받기 어렵고, 원래 추진위가 있었지만, 외부 사람이 들어와 새로 추진위가 꾸려지는 등 복잡한 일들로 지연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부터 동구청이 300여 명의 소유주 동의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문 씨도 추진위원으로서 직접 나서 소유주들을 설득했지만,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문 씨는 "구청에서 우편 발송 방식을 통해 개별 소유주들에게 동의 여부를 묻는데, 구청 내에서도 실무부서끼리 협조가 안돼 전체 소유주의 주소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다"라며 "사업 소식이 알려진 후 외부 사람이 건물 일부를 사 갖고 들어와서 지분을 주장하거나, 점포에 신경 쓰지 않던 이들도 평당 얼마에 매각하자고 해도 보상비가 적다며 의사 표현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씨는 법적으로 100%가 기준인 상가 동의율만이라도 80%로 완화됐으면 한다며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 정부의 관심을 거듭 당부했다. 문 씨는 "시에서는 부수고 다시 지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소유주 동의가 없으면 철거조차 하지 못한다"며 "현재 소유주들 입장에서도 매각이 가장 쉬운 방법이고, 지자체 입장에서도 활용가치가 높은 건물일 것이다. 올해 다시 소유주들을 만나 설득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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