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025년 광복 80년, 근대도시 대전 90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2025년 광복 80년, 근대도시 대전 90년

전일홍 대전시 문화예술관광국장

  • 승인 2025-02-19 16:57
  • 신문게재 2025-02-20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KakaoTalk_20250212_164046357
전일홍 대전시 문화예술관광국장
2025년은 광복 80주년, 대전광역시 출범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세기 초 한국에 철도가 놓여지면서 역이 세워진 대전천변의 작은 한촌(寒村)이 대전면이 되었다. 1914년 대전면 지정 당시 전국에서 두 번째로 작은 초미니면이었다. 하지만 대전은 빠르게 성장하여 1935년 지금의 광역시에 해당하는 대전부(大田府)가 되었다.

올해 대전시는 지난해 매입한 첫시청사 건물의 본격적인 복원사업을 시작한다. 얼마 전까지도 삼성화재 건물로 불린 대전중앙로의 이 3층 건물이 대전의 첫시청사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1937년 대전공회당 건물로 지어진 첫시청사는 대전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다. 3.1운동 이후 폭발한 주권의식과 정치참여의 의지는 다양한 집회공간의 요구로 이어졌는데, 공회당이 가장 대표적인 시설이었다. 부 승격 이후, 그에 걸 맞는 공공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대전부민의 요구는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대전공회당의 건립을 이뤄냈다. 그리고 몇 년 뒤 대전부가 입주했고, 광복 후인 1946년 드디어 이 건물에 '대전시청'이라는 간판을 올렸다.

이쯤되면 이 역사적인 건물이 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전시의 문화유산위원을 지낸 김정동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건축은 건축가의 손을 떠나면 이용자, 곧 사회의 것이 되며 그곳에서 재평가된다. 사회가 그 건축물에 관심을 보낼 때만 우리 건축은 좀더 아름다워질 수 있고, 아름다운 도시와 사회도 만들 수 있게 된다." 건축물의 가치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건축가나 역사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세워진 도시와 그 곳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결국 첫 대전시청사가 긴 시간 우리의 인식 속에 지워져 있던 것은 값싼 플라스틱 패널에 감춰져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 가치를 온전히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방치되어 있던 첫시청사 건물을 매입한 대전시의 결정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이루어질 이 건물의 보존과 활용은 매입과 원형복원, 새로운 용도의 부여까지, 민선8기 대전시의 철학과 문화유산 행정의 역량, 그리고 그 의지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사업이 될 것이 분명하다.



대전시는 첫 시청사 건물의 역사성을 회복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며, 전면에 이 건물의 최초의 모습을 내걸었다. 근대사진엽서의 담긴 이미지로 실제 엽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일본어로 쓰여 있다. "명랑한 빛이 거리를 물들이고, 어디서나 생생한 활력이 넘치는 곳. 이곳 활기찬 거리에 문화건축미(文化建築美)를 내뿜으며 당당히 서 있는 대전공회당" 광복 80년, 근대도시 대전 90년, 이제는 우리말로 이 도시와 이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철도지하화 선도 사업 첫 타자 '대전 조차장역' 선정
  2. 2025년 세종시 행복도시 아파트 '3425호' 공급 확정
  3. [르포]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직접 방문해보니
  4. 대전 건설업체 2024년 기성실적 3.4%↑
  5. 대전 초등생 사건 본질과 무관한 신상털기·유언비어 잇따라
  1. 학령인구 감소에도 굳건 KAIST 2025학년도 40번째 신입생 맞이
  2. 교육부 교원 벽 높이기 검토… 구체적 계획 없는 졸속 대안에 임용 준비생 혼란 우려
  3. [사설] 고심 담아낸 '충남 풀케어 돌봄' 정책
  4. 대전 초등생 희생사건 지역사회 트라우마…심리상담 발길 이어져
  5. [사설] 지방 미분양, 'LH 매입'으로 해소되나

헤드라인 뉴스


14년 흉물 대전 현대오피스텔, 정비사업마저 `지지부진`

14년 흉물 대전 현대오피스텔, 정비사업마저 '지지부진'

대전역과 복합터미널을 잇는 중심에 위치하고도 지난 14년간 속 빈 건물로 남은 동구 성남동 현대그랜드오피스텔이 재건이냐 폐허로 그대로 방치되느냐 중요한 시간을 맞이했다.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정비사업 대상지이지만, 사업시행에 필요한 소유주 동의율이 부족해 아예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상 18층의 화약고 같은 위험을 청산하고 정비사업을 시행해 지역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14년 넘게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된 대전 동구 성남동 현대오피스텔이 5년 전부터 시행 중인 정비사업마저 지..

[르포]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직접 방문해보니… 인피니티 풀이?
[르포]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직접 방문해보니… 인피니티 풀이?

20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새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다음 달 5일 개장식에 앞서 대전시가 이날 지역 언론사 기자 등 100여 명을 초청 프레스데이를 연 것이다. 야구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야구 모자와 배트를 든 꿈돌이와 꿈돌이 가족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했다. 꿈돌이 가족을 본 참석자들은 "귀엽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사진을 찍었다. 볼파크는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날 투어는 4층부터 시작됐다. 4층은 볼파크의 최고층으로 야구장 전경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가 동기들과 함께 졸업의 순간을 맞았다. 패션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던 꿈 많던 대학생은 이날 학사모를 쓰지 못했지만, 그가 사랑했던 캠퍼스는 빛나던 열정을 기억하며 명예졸업을 선사했다. 목원대는 20일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갖고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참사 가영씨는 당시 목원대 섬유·패션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올해 23세가 된 그의 동기들은 졸업을 한다. 가영씨는 중학교 시절 TV에서 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팬들이 기다리던 꿈의 구장…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커밍쑨’ 팬들이 기다리던 꿈의 구장…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커밍쑨’

  • ‘유물을 지켜라’…한국족보박물관 소방훈련 ‘유물을 지켜라’…한국족보박물관 소방훈련

  • ‘봄이 오고 있어요’ ‘봄이 오고 있어요’

  •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