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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부지역 도시가스 공사 배관 사진 |
도시가스 내관 공사 업체인 A사는 최근 수년간 '모든 자재는 국산 KS제품 사용하겠다'고 해놓고 실제 시공엔 중국산 자재를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추가 제보가 이어지는 등 피해 마을과 세대수가 알려진 것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산 자재로 시공한 피해 세대가 크게 늘어나면서 해당 주민들이 국산 자재로 교체를 요구할 땐, 교체 비용이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업체가 교체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우려되고 있다.
A사가 마을에 제출한 공사금액 산출서에 국산 KS 자재 사용을 약속하고 중국산으로 시공한 마을들은 교체 요구에 무리가 없어 보이나, 계약서나 공사금액 산출서에 국산 중국산 자재 사용여부 표기 없이 시공한 마을은 교체 요구가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민 B 씨는 "언론 기사를 보고 확인해 보니 국산인 줄 알았던 도시가스 자재들이 온통 중국산으로 시공된 것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중국산으로 시공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국산으로 교체해 달라 말하기도 불편하고 그냥 넘어가기도 어려워 난감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은 KC인증을 받았어도 국산자재보다 품질이 떨어지고 부식이 빠르게 진행돼 특히 해안가 인접한 마을에선 안전을 위해 사용을 기피해야 한다. 중국산이 국산보다 20~30% 저렴해 중국산 자재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일부는 있으나, A사처럼 국산 자재 사용을 약속하고 중국산으로 시공하는 업체는 보지못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제품으로 시공한 사실이 수년간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공사 계약 준비 단계인 주민설명회와 이장이나 추진위에 제출한 견적서엔 국산 KS자재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으나, 세대와 맺은 개별 계약서엔 국산 제품 사용하겠다는 내용을 빼고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중국산 사용은 생각조차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시공된 중국산 제품에 표시된 CHINA 글씨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었다는 입장이다. 일부 자재엔 한글로 표기돼 있어 고령의 마을 주민들은 당연히 국산이라 생각했을 것이고, 설치 후 자재에 페인트를 덧칠하는 바람에 글씨가 묻혀 더욱 발견이 쉽지 않아 수년간 동일수법을 자행했어도 발각이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사가 시공한 세대가 너무 많고, 시공 금액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기 등 중대 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도 피해주민들의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향후 법적 문제로 번질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도시가스 공급사인 미래엔서해에너지 한 관계자는 "도시가스 공급 예정마을 이장 및 대표분들께 계약 전 확인사항과 주의사항 등을 담은 홍보물을 배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조해 시공업체 선정에 대한 주민 안내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는 등 안전한 도시가스 공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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