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더팀은 동아리 유지를 명목으로 팀을 응원하게 되는데 만년 꼴찌 팀인 자신들의 학교 거제상고 축구부다. 치어리더팀을 탐탁지 않게 봤던 교장은 이들에게 거제상고 축구부를 우승으로 이끌라는 미션을 내린다.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이지만 이들은 6명의 단원을 추가로 모집해 9명의 치어리더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를 결성한다. 신기하게도 패배 의식에 젖어 있는 축구팀은 '밀레니엄 걸즈'의 응원을 받으며 승리에 대한 동기 부여를 받게 되고 이어진 전국 대회에서 연승을 거두며 4강까지 진출한다.
축구부 감독마저 승리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시골 축구팀을 4강으로 이끈 원동력은 '응원'이었다. 경기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춤과 노래로 힘을 주는 치어리더들을 보며 선수들은 숨겨졌던 잠재력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밀레니엄 걸즈는 축구팀뿐 아니라 자신들의 아버지가 다니는 조선소에도 힘을 불어넣는다. 열악한 작업장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 시위를 하는 노동자들에게 치어리더가 깜짝 등장해 공연을 선보인다. 장기간 시위에 지쳐 있던 노동자들은 딸들의 공연을 보고 마음을 다잡고 회사에 대한 투쟁을 이어나간다.
영화 속의 뻔한 스토리 같은 야이기지만, 사실 영화는 1984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고생 치어리더 '새빛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여 영화의 감독은 개봉에 앞서 "지금 같이 응원이 필요한 시기에 가장 가까운 주변 사람을 응원하고, 나를 응원하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1등이 아니어도 된다'는 마음도 전하고 싶었다"는 기획 의도를 전했다.
스포츠 현장을 20년 넘게 누비고 있는 기자는 '응원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지역 연고 축구팀인 대전하나시티즌의 서포터 '대전러버스'는 대전이 창단하던 1997년 골대 뒤에서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선수들에 대한 응원을 목적으로 조직된 이들이지만 서포터의 활동은 응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구단 운영에 파행이 이어지거나 문제가 생길 때 서포터들은 가장 먼저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 19로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는 시기에도 장외 응원전을 펼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올해 K리그 개막전이 열린 15일 포항축구전용 구장에서는 특별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대전 서포터 김하늘(8)양을 추모를 위해 경기 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상대 팀 포항 서포터도 하늘의 별이 된 하늘이를 추모했다. 선수들도 화답했다. 대전의 첫 골이 터지던 순간 선수들은 그라운드 한 곳에 모여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 세레모니를 선보였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이날 2골을 더 몰아쳐 3-0 대승 거뒀고 15년 만에 포항전 승리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응원과 위로가 교차했던 특별했던 순간이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연구팀은 스포츠뿐 아니라 90%의 직업군이 응원을 받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냈다. '응원의 힘' 그것은 단순한 응원이 아닌 고래도 춤추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 나는 응원의 힘을 믿는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