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학교 체육시설, 굳게 닫힌 문] 시민들에 개방 때 학교관리자 책임 과중 분산해야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전 학교 체육시설, 굳게 닫힌 문] 시민들에 개방 때 학교관리자 책임 과중 분산해야

  • 승인 2025-02-17 17:49
  • 신문게재 2025-02-18 6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KakaoTalk_20250217_174732245
주말에도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문은 굳게 잠겨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글 싣는 순서]

1. 코로나 이후 반짝했던 개방률 다시 감소세

2. 생활체육인-학교관리자 개방 놓고 입장차

3. 행·재정 인센티브 지원 조례 제정, 해법될까



4. 학교복합시설 모델로 거버넌스 구축 필요



학교관리자 전권으로 학교 체육시설 개방 여부가 결정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 때 법적 책임에 대한 부담이 시설 개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주민과 상생하기 위해 위탁 운영 등 관리 책임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17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체육시설 개방 때 발생한 모든 책임을 학교관리자가 부담하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학교 체육시설 이용자의 책무성 강화를 위해 안전관리 이행 서약서를 징구하도록 안내했지만 이용수칙 위반, 안전사고 발생 때 학교관리자는 허가를 변경·취소하는 제재만 있을 뿐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 학교관리자들은 이용자들에게 허가 목적 외 용도로 시설 사용 금지, 음주·흡연·취사행위 등 풍속 저해 금지 등 학교 시설을 사용할 때 이용자에게 서약서를 받고 있어도 법적 효력은 없어 기물 파손, 쓰레기 투기 등에 대한 문제는 학교 예산을 투입해 유지·관리하고 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관리자는 "외부인들이 사용할 때 그대로 잘 사용해주면 좋은데 교내에서 흡연·음주의 흔적이 학생들이 보기 민망할 정도"라며 "서약서를 작성할 땐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체육시설 개방에 따른 책임주체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교관리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기 때문에 개방에 있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학교복합시설 운영체계를 바탕으로 관리체계를 형성하는 등 거버넌스 구축을 대안으로 꼽았다. 현재 서울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학교 수영장 운영 관리 전담팀을 구성해 교내 수영장 개방 때 운영 전반을 직접 실시하도록 했다. 수영장 재산관리관은 학교관리자에서 교육시설관리본부장으로 이관되면서 허가목적 외 사용 때 허가 취소 등 법률 문제에 대해 교육청 차원의 대응이 가능하도록 재구성한 것이다.

구정철 인천시체육회 생활체육부장은 "학교체육시설 개방 여부와 범위를 학교체육진흥위원회가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책임 또한 학교관리자가 아닌 위원회 소속 기관이 부담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체육시설 개방할 때 비영리 법인을 따로 만들어 위탁할 수 있도록 법제도 개편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학교 체육시설에 유소년 스포츠 교실을 할 수도 있고 외부 체육교실을 운영할 수 있어 상업적으로 세금도 발생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교육당국이나 국회가 학교 체육시설을 이용해 영리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외부 기관이 학교 체육관이나 운동장을 대관할 때도 많은데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다 보니 학교관리자는 안전관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대전시와 자치구, 체육회와 협의체를 구성해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철도지하화 선도 사업 첫 타자 '대전 조차장역' 선정
  2. 설동호 교육감, 국회 교육위 출석해 사과… 질타 잇따라
  3. 무기력·신분불안 느끼는 교사들 "교사 의견 수렴 없이 졸속·탁상 대책 마련하고 있어"
  4. 대전 건설업체 2024년 기성실적 3.4%↑
  5. '사교육카르텔' 교원 249명 문항거래로 213억 챙겨…대전서도 2건 확인
  1. ‘장 담그기 좋은 날이네’
  2. 대전 초등생 사건 본질과 무관한 신상털기·유언비어 잇따라
  3. 교육부 대전교육청 감사… 긴급 분리·조치 등 신설 골자 '하늘이법' 추진
  4. 80돌 맞는 국립중앙과학관 2025년 전시·체험·강연 연간일정 공개
  5. 대전소방, 대전시립박물관 화재안전 점검

헤드라인 뉴스


교육부 교원 벽 높이기 검토… 졸속 대안에 임용 준비생 혼란 우려

교육부 교원 벽 높이기 검토… 졸속 대안에 임용 준비생 혼란 우려

대전 교내에서 발생한 초등생 살해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가 교원 임용시험을 강화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교육환경 체질 개선이 아닌 채용의 벽을 높인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구체적인 계획과 설명도 없어 임용 준비생들의 불안감이 가중돼 오히려 교원 기피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故 김하늘 양 사건 이후 교육 현장 안전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대전 초등생 사망 대응 방향'을 18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저연령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특수 직군이라는 점을 들며 교원 양성 단계에서 교직적성 및 인성검..

"충남·세종 건설공사 기성액 늘었지만 중소건설사는 난항 지속"
"충남·세종 건설공사 기성액 늘었지만 중소건설사는 난항 지속"

2024년도 세종과 충남 건설공사 전체 기성액이 2023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위 건설사들의 약진이 반영된 결과로, 중소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19일 대한건설협회 충청남도회·세종시회에 따르면 충남 지역건설사의 전체 기성액은 지난해 4조9448억원 보다 2389억(4.8%) 증가한 5조1837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충남의 경우 경남기업(주)이 3869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활림건설(주)이 1922억원을 신고하며 2위, 해유건설(주)이 1870억원을 신고하며..

최근 5년 충남 주택화재 감소에도 사상자는 증가
최근 5년 충남 주택화재 감소에도 사상자는 증가

최근 5년새 충남지역 주택 화재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사상자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 간 도내에서 발생한 주택 화재는 총 2612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556건, 2021년 542건, 2022년 526건, 2023년 473건으로 감소하다 지난해 515건으로 소폭 늘었다. 주택 화재에 따른 사상자는 총 180명으로 2020년 26명, 2021년 21명, 2022년 43명, 2023년 42명, 지난해 48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자(총 54명)는 2020년 1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봄이 오고 있어요’ ‘봄이 오고 있어요’

  •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

  • ‘장 담그기 좋은 날이네’ ‘장 담그기 좋은 날이네’

  • 인도 점령한 이륜차와 가게 홍보판 인도 점령한 이륜차와 가게 홍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