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면 검토한다"가 아닌 지금이 바로 필요한 그때다. 당위성은 실효성 있는 경기 대응책에 있다. 재정 신속 집행만으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이 '현금 살포 포퓰리즘'과 같을 수는 없다. 1분기 예산 조기 집행만 강조하고 회피한다면 적시 지원의 기회를 놓치기 마련이다. 여기에 일단 공감하면 원론부터 각론에 걸친 첨예한 이견은 얼마든 해소 가능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저성장 국면이다. 한국은행과 국회 예산정책처도 추경 편성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 중반대로 낮춰진 마당이다. 근본적인 경기 대응책을 못 내놓는 현실 아닌가. 예산 당겨 쓰기만으로는 내수를 침체에서 구하기는 역부족이다. 미국발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지역 수출도 빨간불이다. 경제체질 개선 과업 역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기다린다. 더 꾸물거리다간 벚꽃 필 무렵에도 지역경제는 한파에 움츠리고 있을지 모른다. 경기 부양의 마중물로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속도가 중요하다.
다른 것이 아닌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다. 신속집행 대상 사업 예산을 지자체에 나눠도 실제 집행은 늘어지는 예가 많다. 지역민이 체감하는 효과 면에서 선(先)신속재정-후(後)추경론은 사실 무용론에 가깝다. 추경 원칙에 합의해도 편성과 집행까지 시간이 걸린다. 2월 임시국회를 넘기고 3~4월쯤 대선용 추경을 기다릴 만큼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투자와 일자리, 산업 경쟁력, 어떤 걸 생각해서도 골든아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주 여·야·정이 정치적 합의점을 찾아 경기 둔화의 골이 깊어지지 않게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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