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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우 충남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
남명 조식의 '무진봉사'와 율곡 이이의 '갑술봉사'와 더불어 개혁을 통한 국정쇄신 대개혁을 주창한 초려의 '기해봉사'는 임병양란 이후 '국가가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고 진단하고 '성인이 제정한 법도 그 폐단이 드러나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실학과 경세사상으로 국정혁신 대개혁을 통한 '북벌'을 단행해 천하의 정의를 구하고자 했다.
기해봉사는 설폐론과 구폐론 그리고 군덕론으로 나뉘는데 당시의 국정을 '실공과 실효의 결여'로 진단하고 진실한 노력이 결여됨으로써 야기되는 폐단을 다음 일곱 가지로 진단했다. 그 첫 번째는 윗사람은 다스림을 갈구하는 실공이 없으며, 두 번째는 아랫사람은 일을 책임지는 실공이 없으며, 세 번째는 경연은 도를 강론하는 실공이 없고, 네 번째는 학교는 선비를 양성하는 실공이 없으며, 다섯 번째는 나라의 여러 방책들은 백성을 구제하는 실공이 없고, 여섯 번째 사람들의 마음은 선을 향하는 실공이 없고, 일곱 번째 조정은 가르치고 명령하는 실공이 없음을 지적하고 따졌다. 구폐론은 설폐론에서 지적한 폐단들을 구제하기 위한 구체적 방책을 제시했다. 이는 국정 전반에 대한 포괄적 개혁안으로서 풍속을 바르게 하고, 세상의 인재를 널리 구하고오랜 폐습을 없애는 3대 강목으로 삼고 그 아래 16조목을 설정해 혁신적인 개혁을 주장했다.
'봉사의 말미엔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이 상소를 자세히 살펴보시어 충분히 검열하시고 서서히 궁구하면서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전하의 마음속에 취사가 이미, 결정이 되셨다면 그 다음엔 조정의 신하들에게 널리 자문하여 그 가부을 논의하고서 이를 받아 들이거나 물리치신다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제 분수를 헤아리지 못하고 서둘러 이러한 말씀을 올리니 또한, 어리석음이 심하여 징계할 수 조차 없음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바라옵건데 자비로운 성상께서 가엽게 여기십시오. 변설이 많은 자가 반드시 제주와 덕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됨으로서 그의 말을 버릴 수도 없고 또한, 그의 말로서 그 사람을 취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제 신의 몸이 재주가 없다하여 신의 말을 취할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며 신의 말에 이치가 없다 하여 신의 재주가 쓸만하다는 것도 또한, 잘못입니다. 원하옵 건데 전하께서 신의 말은 받아들이시고 신의 관직은 거두신다면 공과 사가 매우 다행일 것입니다. 신은 하늘을 우러르고 성상을 바라보며 지극한 간절함과 두려움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삼가 죽기를 무릅쓰고 이 글을 아뢰옵나이다.'
초려는 벼슬도 마다한 유학자며 선비로 일생을 민생을 위한 보국안민을 위해 군왕의 책무를 따지고 목민관의 역할을 지적하고 강조한 지식인이었다. 초려 사후 400년 오늘의 대한민국은 역시, 개혁과 변혁의 그 중심에 섰다.
이연우 충남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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