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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은 이 사건으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대전교육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의 무릎을 꺾고, 꿇게 만들었다. 최근 들어서 벌어진 사건 사고들을 접하면서, 어쩌다 대전교육이 각종 사건 사고의 중심이 되고 있는지 한심스럽고 개탄스러울 뿐이다. 대전교육은 뼈를 깎는 각오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래도 학생과 학부모와 지역사회로부터 땅에 떨어진 신뢰는 쉽사리 되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어려움 속에서 대전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집단이 교육전문직이라고 생각한다. 대전교육의 중심 브레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전문직에게 많지만, 당장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에 대해 더욱 무거운 책무성을 기대한다.
첫째, 최근에 대전에서 학교폭력, 성폭력, 동성애, 정신병자 칼부림 사건, 학교 내 성문제 등 전례 없는 문제들이 발생하였는데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고 실행하여야 한다.
둘째, 과거에는 교사들이 최고의 피곤함을 호소할 때 목디스크나 허리 디스크였는데 최근에는 우울증과 신경쇠약 증세를 호소하는데 이를 포함하여 교사들의 심신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셋째, 교장, 교감 학교관리자를 불러서 회의와 연수를 많이 하는데, 교육부의 지시 전달 이외에, 대전교육 자체의 문제를 분석하여 대책을 마련하는 회의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교장, 교감 학교관리자에게 교원 인사 규정과 교원복무 규정에 대한 활용 방법과 적용 방법, 상담 방법 등에 대한 연수를 해야 한다.
다섯째, 교육활동이 법률적 해석 대상이 되어 민원이 증가하고, 학교의 고충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학교를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법률 지원을 해야 한다.
늙은 선배의 질타라고 치부하지 말고 대전교육을 사랑하는 교육 선배의 고언으로 생각하고, 대전교육의 문제가 당신들의 적극적인 집단지성으로도 풀 수 없는 문제인지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져 보기 바란다. 대전 전문직 수준이 풀지 못하는 문제라면 대한민국 어느 교육청도 풀지 못 할 것이다. 이 선배 귀에는 교육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학부모님들의 불안감은 어떻게 진정시키고 신뢰를 회복할런지? 어린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교육전문직은 말 그대로 교육 현장에 관한 전문가이다. 사안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 교사도 아플 수 있다. 그러나 교사의 질병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고 학생 교육의 문제가 된다. 이 단계부터 전문직이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학교로부터 들어오는 각종 통계를 보고 현장을 예측하고 또 일선 학교를 방문하여 현장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유형의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예방책이나 사안 발생 대처 매뉴얼로 문서화 되고, 이 매뉴얼로 교장, 교감에게 전달되어 학교에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것이 사회가 학교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인 '안전욕구' 인데 우린 그것을 놓친 것이다. 그저 불행한 사태가 아니라, 우리가 놓친 것이다.
지금 대전교육 모두 깊이 슬픈 시간이다. 그러나 이 슬픔을 극복하도록 지휘하는 것,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학교를 안정시키고 나아가게 하는 정책을 기획하고 학교에게 따르라고 할 수 있는 권한이 교육전문직에 있다. 교육전문직의 책무성에 기대한다.
거듭 어린 학생의 영전에 애도하며 명복을 빕니다.
정상신(대전미래교육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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