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어떤 친구가 주머니에서 '큰 흰 토끼 우유 사탕'을 꺼내면 다른 친구들은 부러운 시선을 보냈을 것이다. 물자가 부족하고 간식이 풍부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큰 흰 토끼 우유 사탕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빠는 우유 사탕을 해바라기 씨, 땅콩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오빠와 나는 이런 습관이 남아있다.
그리고 다 먹고 난 사탕 포장지는 그냥 버리지 않고, 손으로 조심스럽게 펴서 두꺼운 책 속에 끼워 넣었다. 시간이 지나면 귀여운 토끼 그림이 그려진 평평한 책갈피가 완성된다. 책 속에서 그것을 발견할 때마다 은은한 우유 향이 떠오르는 것 같아 행복감이 밀려왔다.
기억 속 흰 토끼 우유 사탕의 종류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같다. 그런데 이번에 받은 사탕에는 무려 9가지 맛이 있었는데, 가장 클래식한 우유 맛 외에도 초콜릿, 커피, 녹차, 옥수수, 계화, 코코넛, 민트, 망고 등의 맛이 있었고 모두 정말 맛있다. 딸은 여러 개의 작은 봉지를 준비해 각 맛별로 포장한 후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겠다고 하였다.
사실, 큰 흰 토끼 우유 사탕은 당시도 많은 사람들이 친척과 친구에게 주는 좋은 선물 중 하나였다. 1972년 미국 대통령 닉슨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저우언라이 총리는 상하이에서 연회를 열어 환대했고, 상하이의 특산품으로 흰 토끼 우유 사탕을 선물했다고 한다.
비자 면제 정책 이후 상하이를 여행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은데, '큰 흰 토끼 우유사탕'도 인기 선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작은 우유 사탕은 많은 중국인의 달콤한 어린 시절 추억을 담고 있다. 문득 궁금한 것은 다른 나라 친구들은 어릴 적 어떤 간식이 있었는지? 보기만 해도, 한 입만 먹어도 따뜻하고 달콤한 추억이 떠오르는 그런 간식 말이다.
당리 명예기자(중국)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