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다른 지역에서 이사를 와서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 속에서 나이도 젊지 않고
아무 자격증도 없이 일을 하려니까 이것저것 따질 수가 없었다.
그저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그동안 여러 경험을 많이 하고, 청소를 하는 것도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겼다.
청소를 같이 하는 동료, 선배님들과도 잘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인사를 해도 "못 듣는 척"하는 일부 주민들에게서 서운함을 느끼는 일이 많지만 그러려니 해서 마음에 담지 않고 있다.
먼저 인사를 해주는 주민들도 있으시고, 따뜻한 말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으니,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평소와 같이 청소를 하는 데 경비아저씨가 오라는 손짓을 하여서 가봤는데, 잠깐 앉아서 호빵을 먹고 가라고 해주시는 것이었다.
아저씨가 편하게 먹으라고 자리를 비켜주셔서 잠시 아저씨가 편히 쉬시는 작은 경비실 안에서
호빵을 먹으면서 주변을 보았는데 작은 공간에서 아저씨의 고생이 고스란히 느껴지게 되었다.
새우잠을 자야 할 만한 작은 침대, 물병 옆에는 약 봉투가 보였다.
그것들을 보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추운 겨울에 갑자기 눈이 내리면 새벽에 눈을 치워야 하고, 자신의 손자뻘인 젊은 사람으로부터 막말을 들을 때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평범하게 지나가는 길에 우리도 모르게 누군가는 애쓰고 있다.
우리 모두 누구에게나 필요한 존재이고, 어느 한 명 불필요한 사람은 없다.
서로를 정중하게 생각하면서 작은 일에도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살아간다면 다툴 일도, 싸움도 없어질 수 있을 것이다.
구로마디키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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