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0년대 초중반, 바게트는 베트남 북부로 전해졌고 이후 중부 지방에도 퍼졌다. 북부 사람들은 이를 서양식 빵이라 불렀지만, 남부와 중부에서는 반미(banh mi)로 불렀다. 20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기원한 이 빵은 인기를 끌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이공 사람들은 바게트를 30∼40cm 길이의 속이 부드럽고 촉촉한 빵으로 만들었다. 이 빵은 구운 후에도 밀가루나 미숫가루의 바삭한 겉껍질과 맛있는 향을 유지했다. 햄, 잠봉(jambon), 불고기, 계란후라이, 생선 등 다양한 재료를 추가할 수 있으며, 파테, 버터, 고수, 파, 고추, 장아찌 등의 조미료가 곁들여진다.
현재 반미는 국내외에서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로 자리 잡았다. 학생, 대학생, 근로자, 관광객 등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으며, 반미는 그들에게 잊을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음식으로 여겨진다. 아침뿐만 아니라 밤늦게까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반미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음식 문화로 자리 잡았다. 2011년 3월 24일, 'banh mi'라는 단어는 공식적으로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됐고, 9년 후 구글 홈페이지에 반미 사진이 등장했다. 여러 신문, 잡지, 미디어 사이트는 세계의 맛있는 음식 목록에 'banh mi'를 포함시켰고, 이는 국제 음식 지도에서 베트남 반미의 위치를 결정하는 데 기여했다.
반미는 단순한 빵을 넘어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는 음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반미는 베트남의 음식 문화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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