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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에게 흉기 피습으로 사망한 8살 김하늘 양의 발인이 14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진행된 가운데 유족이 운구 되는 하늘 양의 영정사진을 보고 오열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고 김하늘 양의 발인 일인 14일 오전 11시께 대전 화장시설 정수원에 모인 유족들은 8살 하늘 양이 잠든 관을 끌어안고 연신 "미안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 작디작은 관이 가족의 품에서 떠나 화장터로 향하는 순간, 하늘 양의 할머니와 아버지는 통곡하며 뒤따라 가다 주변의 제지에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이제는 닿을 수 없음에도 손을 뻗었고, 짧은 생을 보낸 아이의 마지막을 어루만졌다. 관망실에 들어간 가족들은 아이의 끝을 보며 비통한 마음에 한참을 큰소리로 오열했다. 유족들은 흐느끼면서도 하늘이가 아픔을 잊고 편히 쉴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앞서 오전 9시 30분 건양대병원 영결식장에는 하늘 양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유족과 추모객들이 모였다. 화장장으로 향하기 위해 하늘 양이 잠든 관이 운구 차량에 옮겨졌고, 가족들이 따라 나오며 통곡하자 주변에 있던 이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아이가 가여워 소리 높여 함께 우는 추모객들도 보였다. 이날 하늘 양 유골은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추모객들은 슬픔과 분노에 잠겼다. 영결식장을 찾은 시민 김모(46)씨는 "학교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 상상도 못해 충격이 더 크다"며 "적어도 학교 안에서만큼은 학생의 안전이 온전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책임을 통감하고 하루빨리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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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에게 흉기 피습으로 사망한 8살 김하늘 양의 발인이 14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 진행됐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발인 소식을 듣고 급하게 분향소를 찾았다는 주민 남 모(41)씨는 교문 앞에 서서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남 씨는 "오늘이 분향소 마지막 날인 것을 알고 아침부터 급하게 조문하러 왔다"라며 "어른들의 잘못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지만, 하늘에서는 부디 고통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15살 앳된 소녀들도 하늘 양을 추모하기 위해 왔다. 중학교 2학년인 이서율·이태림·송예원 학생은 하늘이와 같은 학교 졸업생이다. 학생들은 "후배 동생의 소식에 며칠째 잠을 못 이뤘다"라며 "하늘이가 하늘에서는 밝게 웃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하늘 양을 위해 평소에 아끼는 애장품을 추모 물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한편 학내에 마련된 고 김하늘 양의 합동분향소는 15일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이날 하늘 양을 위해 각 기관에서 애도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건양대병원은 "지역사회 대학병원으로서 고인의 명복과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장례비용 일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운구 차량이 화장장까지 안전히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관리에 나섰고, 대전추모공원은 휴게 시간 임에도 직원들이 모여 하늘 양을 맞이하고 유골 안치를 도왔다.
이은지·정바름·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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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서구 초등학교 교문 앞에 놓여있는 김하늘양의 추모물품들. 사진=이은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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