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정신건강 환자의 야간과 주말 응급진료 체계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대전 한 초등학교에 고 김하늘양을 추모하는 편지와 조문객들 모습. (사진=이성희 기자) |
13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조현병의 망상으로 자해나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 있는 환자가 야간과 주말에 발생한 경우 이를 진료하거나 입원을 수용할 수 있는 정신건강의료기관이 극히 드문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그리고 정신병원이 주간에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할 뿐 야간에는 일부 의원에서 기존에 진료 이력이 있는 재진 환자에 한해 진료나 입소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대전 여러 응급실 중에 가장 체계를 갖춘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마련된 정신응급환자 전용 2개 병상도 전담하는 전문의가 부재해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별도의 공간에 자해 예방을 위한 시설과 잠금장치를 갖춘 2개 병실 규모지만 기대처럼 정신건강 환자의 응급진료는 보류되고 있다. 이로써 지역에서 정신응급환자가 야간에 발생한 경우, 경찰이 여러 병원에 연락해 응급입원을 받아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섭외하는 실정이라는 게 일선 지구대 경찰관들의 설명이다.
또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차츰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1년 4분기 대전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정신과 관련 310개 폐쇄병상이 운영되던 것이 3년이 지난 2024년 4분기에는 8개 병상으로 축소됐고, 정신질환을 전담하는 정신병원에서 운영하는 병상도 같은 기간 1233병상에서 1005병상으로 일부 감소했다. 대전에서 중증의 환자를 살피는 상급병원은 2021년 정신과 26병상에서 2024년 44병상으로 외형적으로 늘었으나, 그 사이 상급종합병원이 증설된 영향일 뿐, 종합병원의 정신과 병상은 그만큼 축소됐다. 대전에서 산업재해 진료를 전담하는 한 공공 병원은 정신과전문의가 부재해 올해부터 정신과 진료를 중단한 상태다.
환자가 지역 사회에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치료를 위해 타지역을 전정하는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야간에 기존에 진료를 받았거나 입원한 경력이 있는 병원에서는 일부 응급입원을 받아주는 경우도 있으나 응급실을 통한 진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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